시청역에서 발생한 ‘차량 돌진 참사’ 현장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희생자를 조롱하는 내용의 쪽지를 붙인 20대 남성이 자수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4일 20대 남성 A씨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시청역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토마토 주스가 돼 버린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을 남기고 간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자신이 쓴 쪽지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언론 보도로 나오자 경찰에 자진 출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자세한 범행동기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남대문서는 이날 추모공간에서 모욕성 쪽지를 추가로 발견해 이를 수거하고 입건 전 조사 중이라고도 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도 온라인에 올라온 모욕성 게시글 3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하고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등 행위에 대해 적극 사법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참사 피해자들에 대한 모욕성 글이 퍼지는 데 대해 처벌 가능성을 경고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피해자 성별 등을 이유로 조롱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추모공간에 추모글을 빙자해 조롱하는 쪽지가 놓여 있는 사진이 퍼지기도 했다.
서울청은 4일 “조롱, 모욕, 명예훼손성 게시글 등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어 피해자와 유족들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불법 게시글을 반복해 유포·게시하는 행위에 대해 수사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글이 반복적으로 게시되는 온라인 게시판 등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삭제 및 접속차단 조치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했다.
1일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역주행하다가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하거나 다치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를 받는 운전자 차모(68)씨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경찰은 전날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고, 앞서 사고기록장치(EDR)와 블랙박스, 폐쇄회로(CC)TV 영상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