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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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화된 ‘저강도 도발’… 북한의 노림수는

北, 오물 풍선 살포·GPS 교란 도발 계속
도발 빈번해지며 軍 대비테세 약화 우려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살포와 GPS 도발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같은 저강도 도발이 빈번해지면서 우리 대비태세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기준 북한은 지난 5월 말부터 한 달 동안 총 7차례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풍선 적재물의 무게가 최대 10㎏ 수준으로 풍선 급강하 시 위험성도 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서울과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만 2600만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월 1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한 아파트 정문 화단에 북한의 대남풍선이 떨어져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뉴시스

서해 북방한계선(NLL) 지역에서 GPS 교란은 더욱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어선들이 바다에 나갔을 때 GPS 교란이 발생할 경우 어망을 던질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없어 조업이 어려워진다. 

 

북한의 이같은 도발은 군사적 보복을 불러오지 않고 남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회색지대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저강도 도발이 계속되면 국민의 피로감이 가중되고 경계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장욱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최근 ‘대북확성기 재개 후 북한의 새로운 대응 시사와 우리의 대응방향’이란 보고서에서 최근 북한이 △최소한의 현상변경을 목표로 한 대북 심리전 중단 관철 및 북한 군심 및 민심 이반 방지 △제한적 현상변경을 목표로 한 한국 정부의 위상 실추 및 대북정책 입지 약화 △강력한 현상변경을 목표로 한 추가 도발의 환경 조성 등의 도발 목표를 세웠다고 분석했다.

 

이 위원은 “북한이 강력한 현상변경을 시도할 경우, 회색지대 도발은 국지도발과 같은 고강도 도발의 명분 획득 및 여건 조성을 위한 탐침(probing)행위의 일환으로 감행될 것”이라며 “대규모의 혼란을 유발하는 도발을 통해 북한의 기습적 국지도발에 우호적 환경 조성을 조성하려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6월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서 "2024년도 상반년 기간 당 및 국가정책집행에서 이룩한 성과들과 그 요인, 경제 전반을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발전궤도에 올려세우는 데서 장애로 되는 일부 편향적 문제들을 지적"하는 중요 연설을 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또한 이 위원은 북한의 약 20가지 회색도발 양상을 도발 강도로 나눠 제시했다. 약한 강도로는 오물풍선 살포량 증가와 대남 확성기 맞대응,  저강도 사이버 공격 등을 제시했고 우리 어선을 나포하려고 시도하거나 접경지 포격 및 고강도 훈련을 증가시키는 방식의 저강도 국지도발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강한 강도로는 대북 확성기에 총격을 가하거나 해외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을 공격하거나 고강도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제시했다.

 

또한 “금년초 김정은이 언급한 ‘서해상 국경선’ 고려하면 북한의 강력한 현상변경을 도모할 유력한 대상은 NLL일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도발의 강도도 점차적으로 강화되는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의 대응방향에 대해 행동중심, 지속성, 융통성이란 대응 기조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구현모 기자 li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