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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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차례 학대” vs “고의 없어”…女고생 사망사건 진실은?

검찰 측 “공모해 피해자 무려 26차례 학대”

변호인 측 “공소사실 바로 잡을 부분 있어”

교회 합창단에 머물면서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여고생 사건과 관련해 그의 친모, 교인, 합창단장 등 피고인들이 한꺼번에 첫 재판을 받았다.

 

뉴스1

 

검찰 측은 "피고인들이 '26차례'에 걸쳐 여고생을 학대했다"고 했고, 변호인 측은 "살인에 대해 '고의성'은 없었다"며 주장했다.

 

인천지법 형사13부(재판장 장우영)는 5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교인 A 씨(54·여), 합창단장 B 씨(52·여), 교인 C 씨(41·여), 여고생 친모 D 씨(52) 등 총 4명의 사건을 병합해 첫 재판을 진행했다.

 

A 씨 등의 변호인 측은 '"검찰이 공소한 '살인'을 서로 공모했다는 부분에 있어 바로 잡을 부분이 보인다"며 "사망을 예견하거나는 살인을 고의했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부인의 의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재판의 주된 쟁점은 피고인 간 문자 내용이라든가 공모 여부가 있었는지로 보이며, 검찰이 제시한 공소사실에 대해 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의 진술에 앞서 검찰 측은 "피고인들이 26차례에 걸쳐 B 씨의 지시를 맹목적으로 이행해 피해자는 허리뼈 골절도 당했다"며 "이들의 공모로 피해자가 음식물을 먹지도 못하고 대소변도 못 가리며 건강이 악화돼 결국 사망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음 재판은 오는 8월12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속행될 예정이다.

 

재판에 출석한 교인 A 씨는 올해 3월부터 지난 5월15일까지 인천 남동구 소재 교회에서 여고생 E 양(17)을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합창단장 B 씨와 교인 C 씨(41·여)는 올 2월부터 5월 15일까지 E 양을 교회 합창단 숙소에 감금한 채 양발을 묶는 등 반복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다.

 

친모 D 씨는 딸이 사망할 때까지 기본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게 방임한 혐의다.

 

E 양은 5월15일 오후 8시쯤 인천 남동구의 한 교회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만에 숨졌다. E 양은 당시 온몸에 멍이 든 상태로, 두 손목은 붕대(보호대)에 감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E 양 시신을 부검한 후 사인을 "학대로 인한 폐색전증"으로 결론 내렸다.

 

E 양은 숨지기 전 대전시에 위치한 대안학교를 다니다 올 3월 2일부터 '미인정 결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학교는 E 양이 숨지기 전까지 머물고 있던 교회의 목사가 설립한 학교로 확인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