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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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힘겨운데 ‘가스요금’까지 8월부터 인상…얼마나 오르나? [일상톡톡 플러스]

서울시 4인가구 기준 月 가스요금 3770원 증가

사용량 늘어나는 겨울 다가오면 인상 부담 커져

“에너지가격 인상, 경제에 미치는 영향 상당해”

고물가 여파 등으로 인해 한때 ‘동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던 도시가스 요금이 8월부터 소폭 인상된다.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13조5000억원에 달하는 등 한국가스공사의 재정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2%대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는데다, 하절기 가스 사용이 적은 계절적 특성을 고려해 서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가스요금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제는 지금이 아닌 추운 겨울철 난방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뉴스1

 

6일 뉴스1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도시가스 주택용 도매요금을 MJ당 1.41원(서울 소매요금 기준 6.8%) 인상한다. 일반용 도매요금은 MJ당 1.30원 인상될 예정이다.

 

인상 규모로 보면 서울시 4인 가구 기준 월 가스요금이 3770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애초 가스요금 인상에 주저했던 정부가 인상 결정을 내린 데는 가스공사의 심각한 재무 상황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가스요금은 통상 원료비 등 정산 후 홀수달 1일자로 조정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장기화한 고물가 여파에 이달 초까지도 '요금 동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었다.

 

가스공사는 이번 요금 인상과 관련해 '재무 상태 개선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간 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 이후 원가의 80∼90% 수준인 MJ당 19.4395원으로 가스를 공급해 왔다. '원가 이하'의 요금이 장기화하면서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역마진 구조가 심화했다.

 

지난해 5월 16일 MJ당 1.04원을 인상했지만, 13조5000억 원에 달하는 가스공사의 미수금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합뉴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금액이다. 가령 가스공사가 1000억 원에 구매한 천연가스를 300억 원에 팔면, 적자분인 700억 원을 자산으로 분류한 뒤, 가스요금 인상을 통해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번 요금 인상의 직접적인 배경이 공사의 재무 건전성을 위한 것이라면, 간접적인 인상 명분은 최근 소비자물가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는 것과 하절기 가스 사용량이 적어 소비자 부담이 덜하다는 것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에너지가격 인상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이다.

 

앞서 2022년에 러시아-우크라 전쟁 여파로 그 해 가스요금이 40%가량 인상되면서 '난방비 폭탄'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장 가스요금 인상을 체감하지 못하더라도 사용량이 늘어나는 겨울철이 다가오면 요금 인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올 초까지 3%대 중후반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는 최근 3개월 사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전월(2.7%)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0.3%포인트(p) 내렸다.

 

뉴시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8%로 정점에 달한 후 11월 3.3%, 12월 3.2%, 올해 1월 2.8%로 둔화했다. 이후 2월과 3월 3%대로 재반등하기도 했지만, 4월부터 3개월 연속 2%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 한 관계자는 "소비자물가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는 하나 이는 농산물 등 내수품목을 중심으로 한 가격 인하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국제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한 번에 급격히 올리는 것보다 부담을 완화하는 수준에서 올릴 수 있을 때 단계적으로 요금을 현실화하는 방식이 고려된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