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놀이터와 유명 관광객지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장면이 잇따라 목격돼 논란이 되고 있다. 대중들이 많이 이용하는 이들 장소에서 골프 연습은 자칫 인명 사고가 우려된다.
6일 SBS는 최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 놀이터에서 골프를 치는 남성의 영상을 공개했다. 모자·장갑·골프복 등 골프 복장을 갖춘 한 남성은 ‘벙커샷’을 연습중 이었다. 이 남성이 골프채를 휘두를 때마다 바닥의 모래가 허공으로 흩어졌다. ‘벙커샷’ 연습은 한 동안 계속 됐다.
한 시민은 “놀이터에서 사람도 많이 다니는 오전 8시 30분쯤 놀이터 모래를 다 퍼내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벙커샷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눈을 의심했다”고 했다.
앞서 서울 강남구의 한 공원에서 골프 스윙 연습을 하는 남성이 포착됐다. 심지어 공원 내 설치된 ‘골프 금지’ 경고 현수막 앞에서 이런 모습이 포착되면서 네티즌들의 비판이 거셌다.
최근 제주에서도 송악산 둘레길 인근 잔디밭에서 골프 연습을 하는 여성이 있다는 시민 신고에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유명 해수욕장 백사장에선 바다를 향해 골프공을 날리는 황당한 광경도 포착됐다.
경찰 관계자는 “백사장과 산책로 잔디 등에서 골프 연습을 한다는 신고가 자주 접수되고 있다”며 “대중들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골프 연습은 경범죄처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무단 골프 연습을 제재할 구체적인 근거는 현재 마땅치 않다. 사람이 맞는 등 실제 발생한 피해가 없으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최대 10만 원의 벌금이 전부다. ‘민폐 골프 연습족’ 등장에 따라 2021년 공공장소에서 골프 연습을 금지하는 이른바 ‘무단 골프 방지법’이 발의됐으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경북 안동에서는 낙동강 둔치 잔디밭에서 아이언으로 강 쪽을 향해 공을 치며 상습적으로 골프 연습을 한 60대가 즉결심판으로 벌금 10만 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