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네덜란드의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8강전이 열린 6일(현지시간) 논란이 된 '늑대 경례'를 둘러싼 해프닝이 또 불거졌다.
독일 베를린 경찰은 이날 8강전을 앞두고 튀르키예 축구팬들이 늑대 경례를 했다는 이유로 이들의 응원 성격의 행진을 중단시켰다고 dpa 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팬들의 응원 행진은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플랫폼이 아니다"라고 개입 이유를 설명했다.
늑대 경례는 엄지와 약지·중지를 모으고 나머지 두 손가락은 곧게 펴 늑대 옆모습처럼 만드는 손동작이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 단체 '회색 늑대'의 인사법으로 통하지만, 튀르키예 내에서는 튀르크 민족이 신성하게 여기는 동물 늑대의 상징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이 행위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2일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의 16강전에서 튀르키예 대표팀 메리흐 데미랄(알아흘리)이 득점한 뒤 늑대 경례 세리머니를 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경기 후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은 "튀르키예 우익 극단주의자들의 상징은 우리 경기장에 설 자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튀르키예 외무부는 튀르키예 주재 독일대사를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이와 별개로 유럽축구연맹(UEFA)이 데미랄에 대해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리기로 했고, 튀르키예 측은 또 한 번 강력히 반발했다.
데미랄은 징계 여파로 이날 8강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득점 세리머니가 외교갈등으로 비화한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날 자국 대표팀 경기를 보기 위해 베를린을 직접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경기 시작에 앞서 베를린 올림픽스타디움을 찾은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앞서 튀르키예 매체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당초 5∼6일 아제르바이잔 슈사에서 열리는 튀르크어사용국기구(OTS)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하려던 일정을 취소하고 독일 베를린으로 향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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