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경기 분당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최근 채소 가격이 크게 올라 (채소) 서비스를 한 번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손님들은 야속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채소값이 너무 올라 일일이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했다.
#장면 2. 50대 주부 이모씨는 상추와 깻잎을 사러 동네 슈퍼를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이씨는 “모처럼 삼겹살을 먹으려고 야채를 사러 나왔는데 일주일 전과 비교해 눈에 띄게 올랐다”며 “돼지고기 값 보다 야채값이 더 비싼 것 같다”고 혀를 찼다.
이른 불볕더위에 이어 여름 장마가 시작되면서 농작물 물가가 치솟고 있다. 특히 여름철 서민들이 즐겨 먹는 채소값이 오르면서 가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장마철 잦은 비로 일부 농산물은 생육이 부진해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적상추 소매가격은 100g에 1178원으로 일주일 만에 17.3% 올랐다. 이는 한 달 전의 872원과 비교하면 35.1% 비싼 수준이다.
쌈배추(알배기배추)는 한 포기에 3032원으로 일주일 만에 26.0% 올랐고, 한 달전과 비교해 29.1% 올랐다. 이는 평년보다 23.5% 비싸다.
깻잎 가격은 100g에 2087원으로 일주일 새 2.2% 올랐고, 평년보다 10.2% 상승했다.
일부 채소류 가격은 이미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금치 소매가격은 100g에 1276원으로 일주일 만에 30.1% 올랐다. 이는 한 달전보다 65.5% 오른 수준이고 평년보다는 38.6% 높다. 당근은 1㎏에 6177원으로 일주일 새 5.6% 상승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11.5% 올랐고, 평년과 비교하면 74.8% 비싼 값이다.
장마 뒤 폭염, 태풍 등 여름철 재해에 따라 농산물값은 더 오를 수 있다.
특히 올해 여름 배추 재배 면적이 평년보다 5% 축소될 것으로 전망돼 배추는 생산 감소에 따라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폭염, 폭우 등으로 배추 출하량이 크게 줄어 한 달 새 도매가격이 2.5배로 치솟았고, 과일 생육도 부진했다.
2022년에도 여름철 폭염과 폭우에 9월 태풍 피해까지 겹쳐 배추 가격이 폭등하는 등 여름철마다 농산물 수급 불안이 되풀이되고 있다.
올 한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사과와 배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사과 출하량은 전년보다 21.3% 감소한 1만9000t으로 추산됐다. 올해 사과 생육 상황은 양호한 편이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강풍과 잦은 강우로 수정률이 감소했고 낙과도 늘었다. 배도 병충해 발생이 전년보다 증가했고, 지난달부터 과수화상병 등 피해가 확산하는 추세다.
다만, 참외, 수박 등 제철 과일 가격은 싸게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농업관측 7월호’에 따르면 참외는 10㎏에 2만200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26.1%, 7.2% 내리고 수박은 1㎏에 1900원으로 13.4%, 10.6%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토마토 가격도 10㎏에 2만 원으로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15.6%, 4.4%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