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한 건물에서 화학물질 누출 의심 신고가 접수돼 시민 4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현장에서는 극소량의 황화수소가 검출됐는데, 소방당국은 건물 지하에서 배관을 타고 올라온 악취를 이번 소동의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7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6일 오후 2시쯤 강남구 삼성동의 지상 5층 지하 2층짜리 근린생활시설에서 “알 수 없는 기체가 건물 내부에 새는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이 출동했다.
주민 11명이 메스꺼움과 목 통증을 호소했고, 이들 중 8명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처치를 받고 귀가했다. 인근에 있던 시민 40여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현장 인근을 통제하고 8시간에 걸쳐 화학물질 누출 여부를 조사했다. 1차 조사에서는 황화수소가 극소량 검출됐다. 황화수소는 썩은 계란 냄새가 나는 무색 악취 기체로 흡입하면 질식할 수 있는 독성 가스다. 다만 이번에 검출된 황화수소량으론 인체에 별다른 영향을 주진 않는다는 게 소방당국의 판단이다.
소방 관계자는 “2차·3차 조사 및 정밀 조사 결과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건물 집수정에서 배관을 타고 올라온 악취로 시민들이 메스꺼움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어 유관 기관에 (집수정을) 청소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