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중국 남부의 대형호수 ‘둥팅후’(洞庭湖·동정호) 제방 일부가 예년보다 많은 비로 무너졌다.
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48분쯤 누수 위험을 보이던 후난성 웨양시 화룽현 둥팅후 제방 일부가 터졌다. 애초 붕괴한 제방 길이는 약 10m였지만 같은 날 오후 11시쯤 150m에서 6일 오후에는 220m로 확대됐다. 약 50만명이 사는 화룽현을 오가는 모든 도로가 통제됐다. 후난성에는 지난달 16일부터 올해 최대 규모 폭우가 내려 일부 지역 강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둥팅후는 장시성에 위치한 ‘포양후’(鄱陽湖·파양호)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담수호다.

중앙아시아를 국빈 방문 중이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일부 지역은 강수량이 많고 비 내리는 기간도 길어 상황이 심각하다”며 주민 생명과 재산 보호에 만전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당국은 인근 주민 5755명을 대피시켜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당국은 구조대원 2100여명과 배 160여척을 동원해 응급 복구공사에 나섰다. 5만t이 넘는 모래와 자갈, 쌀 1320t 등이 투입됐으며 범람을 저지하기 위해 차량 18대를 무너진 제방 쪽에 빠트리기도 했다.
중남부 지역 주민들은 홍수로 신음하는 가운데 북부지역에는 폭염이 지속되는 등 올여름 중국인들은 극단적 날씨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중국 국가기상국은 지난 4일 공개한 ‘2024년 중국 기후변화 청서’에서 중국이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며 1961년부터 지난해까지 60여년간 중국 기온은 매 10년마다 평균 섭씨 0.3도씩 증가해 같은 기간 세계평균기온 상승수준보다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