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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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극우, 교섭단체 된다… 프랑스 RN도 합류 검토

헝가리 총리 주도 ‘유럽을 위한 애국자’
정치그룹 요건 충족… 영향력 대폭 확대
RN 손잡으면 단번에 3번째 규모 도약

극우 성향 정당이 모인 유럽의회의 새 정치동맹 ‘유럽을 위한 애국자(Patriots for Europe·PE)’가 정치그룹 출범 요건을 갖추게 됐다.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도 합류를 논의 중으로, RN이 합류할 시 PE는 유럽의회 내 세 번째로 큰 정치그룹이 돼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주도로 창당된 PE에 덴마크의 덴마크국민당(DPP)과 벨기에 극우 정당 플람스 벨랑(VB)이 합류한다고 전했다.

2023년 9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오른쪽)와 프랑스 국민연합 마린 르펜이 만나고 있다. 헝가리 총리 공보실 제공

유럽의회 정치그룹은 일종의 교섭단체다. 국가가 아닌 이념과 정체성에 따라 그룹을 나누며, 본회의장 좌석도 정치그룹별로 정해진다.

 

정치그룹을 결성하기 위해선 최소 7개 회원국 정당에서 23명의 의원이 필요하다. 헝가리의 피데스당 수장인 오르반 총리는 지난달 30일 극우 성향인 오스트리아의 자유당(FPO), 체코의 긍정당(ANO)과 함께 신생 정치그룹을 만들었다. 이들은 창립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EU) 내 기득권 정치인들이 이민과 침체를 야기했다며 불법 이민을 막고 친환경 정책을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발표 이후 극우 성향 정당인 스페인의 복스(Vox), 포르투갈의 체가(Cega), 네덜란드의 자유당(PVV)이 합류를 선언했고, 덴마크와 벨기에도 함께하며 정치그룹은 8개국의 정당으로 늘어났다. 오르반 총리는 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새 정치동맹 참여 정당들이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 제1당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RN 또한 PE 합류를 논의 중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RN이 8일 합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RN 관계자는 FT에 “유럽의회에서 애국당의 이익을 증진하는 건 좋은 일”이라며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EU 차원에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RN이 정치그룹에 합류할 경우 PE는 720석 중 72석(RN 30석)을 차지해 유럽의회에서 세 번째로 큰 정치그룹이 된다. 현재 유럽의회 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제1당은 188석을 가진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이며 136석의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이 뒤를 잇고 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