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전공의에 대해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기될 수밖에 없는 형평성 논란에 정부에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각 병원은 정부 요청에 따라 이달 15일까지 전공의 사직을 최종 처리하고, 전공의들은 사직 후 9월 전공의 모집에 응시하면 특례를 적용받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이렇게 밝혔다.
조 장관은 "중대본에서는 수련 현장의 건의와 의료현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오늘부로 모든 전공의에 대해 복귀 여부에 상관없이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행정처분을 취소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확하게 말하면 행정처분의 '철회'"라며 "(업무개시명령 등) 행정명령을 철회한 하루 전날인 지난달 3일까지 행해진 행정명령 불이행에 대해 전공의들이 향후 행정처분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거 같은데, 모든 전공의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행정처분을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 "복귀한 전공의와, 사직 후 올해 9월 수련에 재응시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수련 특례를 적용하겠다"며 "수련 공백을 최소화하면서도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늦어지지 않도록 각 연차별, 복귀시기별 상황에 맞춰 수련 특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전공의 수련정책과 제도를 논의하는 복지부 장관 직속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전공의 행정처분을 중단하고, 하반기에 돌아올 전공의에게는 수련 특례를 인정해달라'고 한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조 장관은 "중증·응급환자의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전문의가 제때 배출되도록 수련체계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는 판단에 따라 고심 끝에 내린 정부의 결단"이라며 "각 병원은 7월 15일까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사직 처리를 완료하고, 결원을 확정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는 9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은 이달 22일부터 시작된다.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로 불리는 필수의료 과목에만 한정하던 예년과는 달리 결원이 생긴 모든 과목을 대상으로 모집이 이뤄질 예정이다.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이른 복귀를 재차 촉구하면서 2026학년도 이후의 의료인력 수급 추계에 전공의들의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전공의들은 주저하지 말고, 용기 내 결단해주시기를 바란다"며 "전공의 여러분이 의료계와 함께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참여해 의견을 제시한다면 2026학년도 이후의 의료인력 추계 방안에 대해서는 더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에도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전공의 근무시간을 줄이는 전공의법은 2026년 시행될 예정이지만, 36시간의 연속근무시간 상한을 24∼30시간으로 줄이는 시범사업을 통해 근무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할 예정이다.
전공의 지도를 담당하는 '교육담당 지도전문의' 등 교수 요원을 지정·확대하고, 전공의가 상급종합병원뿐만 아니라 공공·일차의료, 의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도록 '네트워크 수련체계'도 도입한다.
특히 올해 안으로 전공의 수련 종합계획을 세우고, 교육 인프라 확충 등에 대한 국가 지원도 강화한다.
조 장관은 "전공의 분들의 과중한 근로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속가능한 진료체계를 마련하겠다"며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고,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은 지역 종합병원, 경증은 동네 병의원에서 최적의 진료를 받는 혁신적 의료공급·이용체계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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