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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 “내 애 아닌 듯”·음바페 “재앙적 결과”…스포츠스타 말, 말

부산 KCC이지스 소속 선수 허웅이 지난 5월 5일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골을 넣은 후 기뻐하는 모습(왼쪽)과 프랑스 축구 대표팀 주장 킬리안 음바페가 지난달 23일 코뼈 부상으로 마스크를 찬 채 파더보른(독일) U21과의 연습 경기에 나선 모습. 사진=뉴스1

 

한국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 허웅(부산 KCC이지스·30)이 전 여자친구와의 진실 공방으로 연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임신 22주차 낙태, 전 여친 폭행에 이어 사랑했던 이를 ‘업소녀’로 몰기 위해 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는 그는 운동선수로서의 경력마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지구 반대편에선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 CF·25)가 역시 운동 외의 언행으로 주목 받았다. 그의 말 한 마디가 프랑스 총선 결과를 뒤집는 데 일조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 것.

 

허웅은 지난달 26일 전 여자친구인 A씨가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3억 원을 요구했다며 A씨를 스토킹, 공갈 협박 등으로 고소했다. A씨 측은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며 아이는 책임지겠다면서도 결혼은 꺼리는 허웅의 강요로 임신 중절을 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허웅의 폭력으로 치아가 깨졌으며 폭행 후 일어난 강제 성관계로 인해 두 번째 임신을 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안겼다.

 

이 과정에서 허웅은 임신 이야기를 하는 A씨에게 “나 골프하잖아”라는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인 점과 함께 “내 아이가 아닌 것 같았다”, “사실은 결혼을 하려고 했다”, “사랑해서 A씨 식탁에 편지를 남겼다” 등의 일관성 없는 주장을 내놔 뭇매를 맞고 있다. 임신중절을 두 번이나 한 전 연인을 가해자로 몰아간 점에 대한 비판이 나온 상황에서 A씨 측은 허웅이 고의적으로 A씨를 ‘업소녀’로 몰아가려 자료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허웅에게 유리한 제보를 한 A씨의 대학원 동기 B씨가 과거 허웅에 대해 “허레(허웅+걸레)다”, “드리블 하는 애가 공을 안 치고 아X리를 쳤다(A씨를 폭행했음을 암시함)” 등의 발언을 한 것도 끄집어내졌다.

 

‘농구 대통령’ 허재의 큰 아들이자 가장 유명한 스포츠 스타 중 한 명으로 그의 행보는 탄탄대로인 것처럼 보였다. 23-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동생이 소속된 수원 KT에 맞서 팀을 정상으로 이끄는 데 크게 기여했으며, KBL 플레이오프 MVP 투표에서 1위에 올라 MVP를 차지했다. 허웅·허훈 형제는 올스타 팬 투표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팬 층이 두텁다. 앞서 각종 방송에서도 수더분한 이미지를 쌓아오던 그에게 아무리 본업 외 사생활일지라도 이번 논란은 씻을 수 없는 스캔들로 남을 터.

 

한국에서 농구 스타의 사생활이 연일 도마에 오르는 동안 프랑스에선 총선 결과와 함께 축구 스타의 말 한 마디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 결과 극우 정당 RN과 그 연대 세력이 33.2%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가 7일 치러진 2차 투표에서 3위로 밀려나며 결과가 뒤집혔기 때문. 좌파 연합과 범여권의 대대적인 후보 단일화와 함께 극우 정당 집권에 대한 반대파 시민들의 위기 의식이 합심해 만든 결과라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내 이민 가정 출신의 음바페는 지난 4일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 8강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이 집권하는 것은 재앙적 결과’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특정 정당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은 음바페는 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유권자들에게 “올바른 편에 투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 총선에 대한 음바페의 ‘권유’는 뼈 있는 농담 혹은 유머에 불과했지만, ‘내 애가 아닌 것 같았다’는 허웅의 발언은 철 없는 농담으로 치부하기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그는 매번 중요한 걸 빼 먹은 채 변명에 가까운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상황이 어찌됐든 뱃 속 생명을 없애는 것과 그로 인해 여성이 받을 충격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이 없는 그의 태도는 안팎으로 상처를 남기고 있다. 자신이 가진 명성과 영향력의 무게를 모르는 스포츠 스타, 그의 선수 생활은 어디로 갈 것인가.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