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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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北·러 협력 유럽 안보에도 위협… 나토 동맹국들과 北 위협 논의”

尹, 나토 정상회의 3번째 참석
방미 전 英 로이터통신과 인터뷰
“우크라 무기 지원 여부, 러에 달려”
日언론 “韓·日 정상회담 개최 조율”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위협에 대해 나토 동맹국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여부는 “러시아의 입장을 보며 결정하겠다”고 했다. 일본 외신은 한국과 일본이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 중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8일 2박5일 일정의 미국 순방 출국 전 영국 로이터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의 군사 협력은 한반도와 유럽의 평화와 안보에 결정적인(distinct) 위협이자 심각한(grave) 도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앞으로 한·러 관계는 전적으로 러시아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북·러 간의 새로운 군사협정의 전개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무기 거래, 군사 기술 이전, 전략물자 지원 등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수준과 내용을 지켜보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 참석한 이후 이번이 3번째 참석이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국제사회에 명백한 민폐(menace)”라며 “러시아가 남한과 북한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필요한지 잘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러시아를 향해 “불법적인 군사협력에 관여하고 있고, 북한에 대한 군사·경제 협력 제공 문제에 대한 우려가 늘어나고 있다”며 유엔 결의안을 계속 위반하면 한국과의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무장론 등과 관련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바람직한 해법은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9월 나토 동맹국을 초청해 국가정보원이 주관하는 국제사이버훈련(APEX)을 개최하고 나토와의 협력을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하겠다고 했다. 또 같은 달 서울에서 네덜란드와 ‘AI(인공지능)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을 위한 고위급 회의’를 주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성남공항을 출발해 미 워싱턴에 도착하기 전 하와이 호놀룰루를 먼저 방문할 계획이다. 호놀룰루에서는 8∼9일(현지시간) 6·25전쟁 참전 용사가 잠든 미국 태평양 국립묘지를 참배하고 한국 대통령으로는 29년 만에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조병욱·박지원·조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