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인들이 수십년간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8848.86m)의 정상 인근 한 캠프 부근에만 50t 안팎의 쓰레기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베레스트에서 네팔 정부 지원 아래 쓰레기 수거 작업을 이끄는 셰르파(등반 안내인) 앙 바부 셰르파는 등반가들이 정상 공략 직전 머무는 마지막 캠프 ‘사우스 콜’(캠프 4)에만 쓰레기 약 40∼50t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쓰레기들은 대부분 낡은 텐트, 식품 포장, 산소통, 로프 등”이라며 이 물품들이 사우스 콜이 자리 잡은 해발 8000m 지점에 겹겹이 얼어붙어 있다고 설명했다. 앙 바부는 “이들 쓰레기를 치우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등반 시즌 여러 주 동안 군인들과 함께 작업을 벌여 쓰레기 11t을 수거했고 시신 4구와 유골 1구를 수습했다. 쓰레기 11t 중 분해되는 3t은 에베레스트 인근 마을로 옮겨졌고 나머지 8t은 짐꾼과 야크가 일일이 낮은 지대로 실어 나른 뒤 트럭으로 수도 카트만두 재활용 시설에 맡겨졌다. 쓰레기 수거 작업의 가장 큰 장애물은 혹한이다. 사우스 콜 인근 산소 농도는 평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데다 강풍이 순식간에 눈보라로 변하거나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등 날씨 변화가 심하다.
에베레스트는 1953년 뉴질랜드 산악인인 에드먼드 힐러리와 텐징 노르가이 셰르파가 처음 정상에 올랐다. 이후 네팔 쪽 루트에서 많은 등반가와 셰르파가 에베레스트를 오르면서 해마다 쓰레기 수t씩을 남겨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정부는 2014년 모든 등반가에게 하산할 때 최소 8㎏의 쓰레기를 가져오도록 의무화해 이후 쓰레기 투기는 상당히 줄었지만 그 이전 버려진 쓰레기는 여전히 대부분 처리되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