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 도중 이웃과 갈등이 생기자 둔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80대 할머니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오창섭)는 특수상해 혐의를 받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8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10일 오전 10시50분쯤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에 위치한 길에서 이웃 B씨의 오른쪽 팔을 둔기로 내리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B씨는 인근에서 밭을 경작하는 사이였다. 당시 B씨가 A씨에게 “왜 (자신의) 비닐을 무단으로 사용하냐”고 항의하자 분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A씨의 범행으로 인해 약 21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범행이 있기 전 A씨가 B씨에게 “고추 모종을 심어달라”는 부탁을 했었는데 B씨가 해당 부탁을 거절하면서 갈등이 있었던 것도 드러났다.
A씨와 A씨의 변호인은 재판 과정 중 “B씨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이 없다”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허위 진술을 할 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위험한 물건인 둔기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해 죄책이 가볍지 않은 점과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A씨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과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고령인 점,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