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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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공장 참사 前 4차례 화재” 위험 경고…경기도, 부상자 8명 전원 긴급생계비 지급

아리셀 공장에서 2021년부터 4차례 화재 발생
경찰 “군납용 리튬 배터리, 화재·폭발 위험 커”
“문제 알았을 것”…국과수 안전관리·공정 조사
경기도, 부상자 8명 긴급생계안정비 지급 완료
사망자 23명의 유족은 심의위 심의 거처 지원

3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에선 이번 참사 직전까지 모두 4차례의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아리셀 공장에서는 2021년 2번, 2022년 1번, 이번 참사 이틀 전인 지난달 22일 1번 등 총 4번의 화재가 발생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운데)가 지난달 24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이런 사실은 경찰의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추가로 드러났다. 앞서 아리셀 측은 참사 이틀 전 일어난 화재에 대해서만 기자회견 과정에서 밝힌 바 있다.

 

이날 경찰은 각각의 화재 발생 원인이나 소방당국 신고 내역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리튬 배터리 자체가 고출력이라 매우 위험하기에 안전관리 대책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갖추고 있었는지, 갖췄다면 공정에서 제대로 이행됐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며 “특히 아리셀은 (이번 화재 전) 화재가 4차례나 발생했기에 이전부터 누적해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아리셀의 리튬 배터리가 군납용 일차전지라고 설명했다. 음극과 양극, 그리고 분리막을 돌돌 말아 케이스에 담아 헤더(일종의 뚜껑)를 덮는 방식인 와운드 타입 배터리이다.

 

경기 화성시청 1층 로비에 설치된 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뉴시스

일반 건전지보다 밀도가 높아 출력이 강하고 그만큼 화재 위험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아리셀의 제조 공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리튬 배터리는 제조 과정에서 불순물이 섞여 들어가면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아리셀의) 제품을 국과수에 보내 사고 원인에 대해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달 24일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 쌓아둔 리튬 배터리 1개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불이 붙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적재돼 있던 리튬 배터리는 전해액 주입이 완료돼 전압 검사만을 앞둔 상태로 전압 검사 후 비닐 테이핑, 2차 마킹 등을 끝내면 출고가 이뤄지는 상황이었다. 

 

지난달 24일 경기 화성시 서신면의 일차전지 공장 화재 현장. 오상도 기자

화재가 난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는 당시 43명이 근무했던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 중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안전하게 대피했던 근로자는 12명뿐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총 65명의 참고인 조사를 해 진술을 받고 폐쇄회로(CC)TV 영상과 비교 분석을 통해 진술의 신빙성도 따져보고 있다. 이날 오전 화성시청에서 열린 경찰의 유가족협의회 대상 수사설명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한편 경기도는 이날까지 화성 화재 부상자 8명 모두에게 긴급생계안정비 지급을 마쳤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경상자 6명, 중상자 2명으로 경상자에게는 183만원, 중상자에게는 367만원이 지원됐다.

 

사망자 23명의 유족도 모두 긴급생계안정비를 신청했으며, 도는 가족관계 등 제출서류의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 곧바로 지급할 계획이다. 사망자 유족에게는 550만원이 지급된다.

 

앞서 도는 이달 4일부터 예비비로 긴급생계안정비를 지원 중인데 사회적 참사에 대해 피해자와 유족에게 긴급생계안정 지원을 하는 건 정부와 지자체를 통틀어 처음이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