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 국면에서 불거진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으로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 계파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동훈 당 대표 후보 측이 9일 ‘꿀윤’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거듭 날을 세웠다.
한 후보 캠프의 신지호 총괄상황실장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일부 ‘친윤’ 의원들의 낙선 공작”이라며, 이번 논란이 거꾸로 더불어민주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식으로 개탄했다.
신 실장은 “김 여사가 이런 문자를 보낸 건 사실로 드러난 것 아니냐”며, “‘친윤’이라는 분들이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을 위기 먹잇감으로 지금 저들에게 갖다 바치는 격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친윤을 겨냥한 신 실장의 격분은 대통령실이 한 후보의 ‘읽씹(읽고 무시)’ 논란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던 캠프 입장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나왔다.
이를 확인하듯 진행자의 ‘문자가 6개월이 지나서 다시 공개된 데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김건희 여사 또는 대통령실이 개입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분명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다.
이번 논란을 ‘친윤의 자해 막장극’으로 규정한 신 실장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이러는 건가”라며 “‘친윤’이라는 분들은 대통령을 위해서 득이 되는, 플러스가 되는 일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위험한 자해 막장극을 한다”며 “정치적으로도 하수 중의 하수고, 사실상의 ‘이적 행위’가 되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진행자의 ‘그들이 움직인다면 그 동기가 뭐라고 보나’라는 질문에 “당내 내부 경쟁자를 떨어뜨리려고 피아식별이 안 되는 것”이라며, 신 실장은 “이분들이 진정으로 대통령을 생각하나”라고 질문을 띄운 후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을 내렸다.
특히 이 대목에서 신 실장은 “이번에 하는 거 보니 이분들은 권력의 꿀을 빤 ‘꿀윤’”이라며 “대통령과 영부인의 안전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그걸 추구하다 보니까 자해 막장극으로 사실상의 이적 행위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간 친윤과 비윤 그리고 ‘반윤’과 그리고 ‘절윤’이라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를 비유하는 표현들이 거듭 등장한 가운데, 친윤이 권력에 빌붙어 ‘꿀을 빤다’는 취지에서 신 실장이 ‘꿀윤’이라는 말을 쓴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를 떨어뜨려 여당 내 권력을 취하려는 친윤의 욕심이라는 지적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진흙탕이 되어버린 전대 국면에서도 신 실장은 한 후보에게 ‘읽씹(읽고 무시)’ 논란이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 실장은 “당원들께서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 본다”며 “아직 특별한 이상 징후는 발생하지 않고 있고, 오히려 1위 후보, 대세론을 형성한 1위 후보에게 동정표까지도 붙는 (상황이라고) 저희는 그렇게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