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명은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환경 이슈 중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한국환경연구원(KEI)이 9일 발표한 ‘2023 국민환경의식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9%가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지난해 9월21∼28일 웹조사 방식으로 실시됐고, 19∼69세 성인남녀 3088명이 참여했다.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국민 중 63.9%(복수응답)는 기후변화를 우리나라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로 꼽았다. 기후변화 문제가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로 나타난 것은 2020년 해당 문항을 조사에 포함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기후변화가 가장 중요한 환경문제라는 응답은 2021년 39.8%, 2022년 48.2%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15.7%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KEI는 “‘기후변화’는 가시적이지 않고 다소 추상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머릿속에 쉽게 자리 잡기 어렵다. 그럼에도 ‘기후변화’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온 것은 그만큼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결과들의 심각성을 크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2023년은 홍수와 가뭄의 반복, 폭염, 식재료 가격 폭등, 개화 시기의 변화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유난히 많이 발생했던 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응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를 묻자 응답자의 83.1%는 “앞으로 어떤 재난이나 위협이 닥칠지 몰라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또 55.7%는 미래 세대에게 나쁜 환경을 물려주는 데 대한 미안함, 42.9%는 내 개인적인 노력이 기후변화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데 대한 무력감 등 모두 부정적인 감정이 꼽혔다.
KEI는 “기후변화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은 기후 우울증이라는 증상을 만들어낼 정도로 사람들에게 신체적·정신적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며 “지나칠 경우 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아예 포기해 버리는 무력감에 빠지기도 하기 때문에 기후 대응에 대한 효능감이나 자신감을 유발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응답자들이 기후변화 다음으로 꼽은 환경문제는 쓰레기·폐기물 처리문제(58.4%), 대기오염·미세먼지 문제(50.1%), 과대포장에 따른 쓰레기 발생(27.3%), 생태계 훼손(25.6%), 생활 속 유래 화학물질(2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1.7%가 ‘불편함을 감소하더라도 환경친화적 행동을 우선한다’라고 답했다.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환경규제 강화(18.1%)’를 꼽았는데, 이는 전년(10.0%)에 비해 대폭 상승한 것이다. 이어 환경 피해 유발에 따른 처벌 강화(17.7%), 환경보전을 위한 행동 및 방법에 대한 정보 제공 확대 (14.7%) 등에 대한 요구도 높은 편이었다.
환경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자 86.7%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견학·체험의 방식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게 다뤄져야 할 환경교육 분야는 ‘자원순환(45.4%)’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