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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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연고점 경신 행진… 서머랠리 오나

하반기 증시 낙관론 솔솔

삼성 실적 호조에 금리인하 기대감 ‘쑥’
잇단 호재에… 장중 연고점 2875 ‘터치’
7월 2.5조원 순매수 외국인이 주도

증권가 “2900선 기술적 피로도 우려”
개인투자자 대규모 차익실현 변수로
美대선 트럼프 당선 땐 약세장 전망도

코스피가 하반기로 접어든 7월 첫째주부터 연고점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호조와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상승재료로 작용했다. 서머랠리(6∼7월 강세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낙관론에도 불이 붙었다.

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9.62포인트(0.34%) 오른 2,867.38로,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5포인트(0.13%) 오른 860.42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다만 상반기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던 개인투자자들이 향후 상승장에서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섣부른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9.62포인트(0.34%) 오른 2867.38에 장을 마감했다. 2022년 1월17일(2890.10) 이후 가장 높은 종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2800선을 돌파해 박스권에서 벗어나 2900선을 바라보고 있다. 7거래일 중 5거래일이 상승 마감했다.

 

이날도 코스피는 장 초반 2875.37까지 상승하며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앞서 지난 5일 종가 2862.23으로 2022년 1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장식한 삼성전자가 전날에 이어 이날도 8만7700원으로 상승 마감했다. 이달 들어 7.7%나 상승했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상승세로 장을 마친 덕분에 전체 시총은 2339조686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에 달했다.

 

코스피 상승세는 외국인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조545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도 313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르면 9월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자산인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데 한몫하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재차 퍼지고 있다”며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되는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75%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짚었다.

증권가 안팎에서는 자연스럽게 서머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서머랠리란 펀드 매니저들이 여름 휴가를 떠나기 전 가을 장세를 기대하고 미리 주식을 사놓는 습성에서 비롯됐는데, 7월 중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는 현상이다.

 

변 연구원은 “7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삼성전자와 연준에 대한 기대감 여력으로 좀 더 상승할 여지가 있으나, 2900 부근에서는 기술적 피로도가 점차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개인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NH투자증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이 회사 개인투자자 고객의 평균 수익률은 -1.14%로 코스피 상승률 5.36%보다 낮았다. 상승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얼마든지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하반기 증시 향방을 가를 또 다른 이벤트로는 미국 대선이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TV 토론 등의 영향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위를 보이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트럼프 1기 행정부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변동성”이라며 “(재당선된다면) 전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확대되고, 탈세계화가 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1기와 같은 미·중 무역분쟁이 재발하면 한국 증시는 중국과 함께 상대적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김 본부장의 분석이다. 그러면서 윤석열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지원정책이 변수라고 봤다. 김 본부장은 “트럼프 재임 당시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돼 중국 및 한국 증시의 상대적 부진이 심화됐다”며 “경제에서 수출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높은 한국에 비우호적인 인식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