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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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사교육 대표단 방러… 군사협력 시동거나

전략동반자 관계 조약 후속조치
北·러 협력 광범위 진행 가능성

북한과 러시아의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 이후 북한 엘리트 군 간부 교육·양성을 담당하는 책임자가 러시아로 향했다고 북한 매체가 공개했다. 북·러 군사협력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와 일회성 무기 거래에 그치지 않고 양국 관계 격상에 따른 보다 근본적·체계적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징후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 김금철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조선인민군 군사교육일군(간부)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8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김일성군사대는 6·25전쟁 중이던 1952년 10월28일 소련군 지원으로 ‘고급군사학교’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1954년 8월 ‘김일성육군대학’으로 개명됐고 1956년 10월25일 현 명칭으로 바뀌었다.

북한 김금철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선인민군 군사교육일군(간부)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8일 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군 총참모부에서 운영하는 최상급 군 교육기관으로, 중대장급 이상 군사 지휘관에 대한 직무별 보수 교육을 전담한다. 우리의 육·해·공군대학 및 국방대학원을 모두 합친 것과 유사하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2002∼2007년 이 대학을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고 많은 군 고위인사가 거쳐 간 곳이다. 북한 문헌에서 “인민군대의 핵심”이라고 표현된다.

지난달 19일 체결된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8조에는 ‘쌍방은 전쟁을 방지하고 지역적 및 국제적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위능력을 강화할 목적 밑에 공동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번 방러가 북·러 조약 후속 조치를 사실상 이행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북·러 조약은 아직 비준 전으로, 정식 효력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정치적 효과를 보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 중앙군사위원회도 아니고 군사 분야에서 그렇게 비중 있는 인사는 아닌 것으로 안다”며 “어떤 목적의 방문인지 현 단계에서 말씀드릴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통신은 나머지 대표단 명단과 인원, 방문 목적, 장소, 기간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군 교육기관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