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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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시세조종’ 김범수, 20시간30분 밤샘 조사 후 귀가

검찰이 에스엠(SM) 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카카오가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소환해 밤샘 조사를 벌였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전날 오전 8시15분께부터 10일 오전 4시45분께까지 20시간30분 동안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이른 오전 취재진의 눈을 피해 검찰에 비공개 출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를 마친 이후에도 역시 취재진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SM에 관한 기업지배권을 두고 하이브와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SM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 이상으로 상승·고정시키려 시세조종을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지시 또는 승인이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카카오가 2월 16∼17일과 27∼28일 사이 총 2400억원을 동원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하며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에겐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의무(5%룰)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도 제기됐다.

 

같은 혐의를 받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카카오 법인은 먼저 재판에 넘겨져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배 대표는 법정에서 "자본시장에서의 개인 대 개인의 자유로운 경쟁이었고, 불법적 매수 행위가 아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카카오와 공모해 펀드 자금 1100억으로 363회에 걸쳐 SM엔터 주식을 고가 매수한 혐의를 받는 사모펀드 운영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도 지난 4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씨 역시 혐의를 부인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지난해 11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을 검찰에 넘겼다.

 

특사경은 이때 홍은택 전 대표이사, 김성수·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등도 기소 의견으로 함께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수사 자료를 토대로 보완수사를 벌였고, 카카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최근에는 황태선 CA협의체 총괄대표를 불러 조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에선 카카오와 관련된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재 서울남부지검은 SM 시세조종 의혹,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 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의 횡령·배임 등 의혹 등 총 4건을 들여다보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