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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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올 1월에만 국민 1306명이 생 마감… 정치가 참혹한 현실 바꿔야”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차기 당 대표 출마 선언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8·1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전 대표는 10일 차기 대표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올 1월에만 총 1306명의 국민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높은 자살률로 ‘죽음의 땅’이 되어가는 현실을 정치가 바꿀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드시 정치가 이 참혹한 현실을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역설했다. 이어 “지난 1월 살인테러미수 사건 이후, 남은 생은 하늘이 준 ‘덤’이라 여기고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또 다른 칼날이 저를 향한다고 해도, 결코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울러 “청계광장에서 위대한 촛불혁명이 시작됐을 때, 국민 여러분 옆에 있던 이재명”이라며 “새로운 길 위에서도 항상 여러분 옆에 있겠다”고 이 전 대표는 다짐했다. 그러면서 “언제나 그랬듯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로 바꿔낼 힘도, 절망적 현실을 희망찬 내일로 바꿔낼 힘도 모두 우리 당원과 국민 속에 있다고 믿는다”며 “민주당이 앞장서겠다. 다시 뛰는 대한민국,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만들어가자”고 손을 내밀었다.

 

이 전 대표는 “영국은 14년만에 정권이 교체됐고 프랑스도 좌파연대가 총선에서 승리했다”며 “우리도 새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중대한 갈림길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정치권의 당면 과제에 대해 “단언컨대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먹사니즘’이라는 용어를 꺼내들었다. 먹사니즘은 ‘먹고사는 민생 문제에 천착한다’는 정치철학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지속 성장이 ‘먹사니즘’의 핵심”이라며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한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국가가 혁신을 위해 2인 3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안타깝게도 우리는 AI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데, 기술인재 양성에 더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공급시스템을 갖춰 ‘에너지 고속도로’, 즉 인공지능 기반의 지능형 전력망을 건설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에도 이 전 대표는 신재생 에너지 전환 정책을 앞세우며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 전력을 ‘에너지 고속도로’를 이용해 도시로 판매하면, 탈탄소 산업 전환과 지역균형 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구상을 내비쳤었다.

 

이 전 대표는 “전 국토에 경제활동 기회를 제공하며 박정희 시대 산업화 시대를 연 산업화고속도로처럼, 에너지 고속도로는 바람과 햇빛이 풍부한 지방에 새로운 경제활동과 산업발전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도 내다봤다.

 

이 전 대표는 차기 대표 출마의 의미와 비전을 강조하려는 듯, 여야의 갈등 요소인 ‘채 상병 특검법’ 등 정국 현안이나 자신을 둘러싼 ‘사법리스크’ 문제 등은 이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