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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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이재명 리더십으로 총선 압승한 것 아냐, 1인 체제 어리석어”

“당대표 되면 ‘이재명 맞춤형’ 당헌∙당규 개정하겠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전 의원은 10일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으로 압승했다는 데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결과적으로 보면 192석을 얻은 야권이 압승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내용을 진단해보면 용산의 윤석열 대통령 덕에 반사 이익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총선에서) 시스템 공천을 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상당 수의 당원들은 (그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8·18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김 전 의원은 “예를 들어 박용진 전 의원 같은 경우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에서 하위 10%로 평가를 했는데 제 느낌으로는 유치원 3법을 비롯해 압도적으로 상위 10%에 속하는 입법활동을 한 사람”이라며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공천에서 탈락했는데 우리 당 시스템이 탈락한 이유를 설명 안 해준다. 어떻게 보면 재판의 주문만 있고 판결문이 없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지난 공천 과정에서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과 원외 인사, 당 지도부가 단수 공천을 받은 반면, 비이재명계 인사들이 대거 공천 탈락하며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전 의원은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한 김종민 의원, 홍영표∙설훈 전 의원 등 당을 떠난 인사들과 다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민주진보개혁 진영은 연대하고 연합할 때 승리하고, 분열했을 때 항상 패배했다”며 “범야권 쪽에서 시도지사, 지방 정부를 많이 맡는 게 좋을 것 같다. 당이 문호를 개방하고 마음을 열면 가능할 것이다. 저는 2026년 지방선거 공천도 전면적으로 시스템 혁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김두관 전 의원이 지난 9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을 떠난 범야권 인사들에게 지방선거 공천 문을 열어줘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이 당 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둘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한 것에 대해 “‘위인설헌’, 한 사람을 위해서 고쳤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맞춤형 개정”이라며 ”김대중, 노무현으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전통인 당권∙대권 분리원칙을 훼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6년 6월에 있는 지방선거 공천을 지금 차기 당대표가 하고 대선에 나가겠다는 근거를 마련해준 것”이라며 “이재명 전 대표가 차기 지방 시도지사 공천을 하면 압승하고 다른 당대표가 공천하면 압승을 할 수 없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제가 당대표를 맡게 되면 좋은 안을 만들어서 원상회복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은 다양성이 실종된 상태다. 반대 의견이 용납되지 않고 ‘수박 논쟁’도 그런 것”이라며 “최근 곽상언 의원이 검사 탄핵 관련 1명에 대해 (본회의 표결 때) 기권하자 ‘당을 나가라’는 식의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상적이지 않다”며 “당 대표도 이재명, 대선후보도 이재명, 이걸 공고히 하는 것도 저는 어리석은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한 발언으로 수박 소리를 듣고 문자 폭탄 받는 것 아니냐’고 묻자 “저는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임을 위해 당대표직을 사퇴했던 이재명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선도하는 더 준비된 민주당이 되겠다. 국민과 당원이 뜻이 제대로 관철되는 ‘내 삶을 바꾸는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차기 당 대표 도전을 선언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