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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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법제 개선으로 국민 편의 개선 앞장

여름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은 여행업이 활기를 띠는 달이다. 얼마 전 한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 여행업의 규제 개선을 정부에 건의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여행업을 등록하려는 개인사업자는 세무사나 회계사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확인을 받아 자산명세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세무사나 회계사의 확인 없이도 제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 의견이 받아들여져 곧 제도가 개선된다고 한다. 여행업을 하려는 영세업자들의 난관을 없애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고, 아무리 작은 규제라도 규제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힘겹다는 그 공무원의 지적이 인상 깊었다.

이처럼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정부가 답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시적 규제유예 추진에 나선 것이다. 작지만 국민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과제부터 경영 부담을 줄이고, 투자 촉진을 유도할 수 있는 과제까지 다양한 규제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거나 완화하는 내용이다. 과제를 선정할 때 경제단체와 지방자치단체 등 현장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하였다. 국민이 규제 개선 효과를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법제처가 여러 법령을 한꺼번에 개정하는 일괄개정방식으로 추진했으며, 지난 5월 말 32개 대통령령에 대한 개정을 마쳤다.

이완규 법제처장

주요 개정 사례를 들어보면, 올해 7월부터 2년간 국내여행업을 등록할 때 필요한 자본금의 기준을 1500만원 이상에서 750만원 이상으로 낮추고, 휴양콘도미니엄업 등록을 위한 객실 기준을 최소 30실 이상에서 20실 이상으로 완화하였다. 점용료, 부담금 등을 납부해야 하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내용도 포함되었다. 소상공인의 영업소에 출입하기 위해 농어촌도로를 통행로로 점용하는 경우 점용료의 감액 비율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고, 폐기물부담금 징수를 유예할 수 있는 기간도 늘렸다.

법제처는 하반기에도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법제 개선을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법령에서 영업자가 소유해 갖추도록 하고 있는 시설이나 장비를 임차할 수 있게 하거나, 다른 영업자와 시설·장비를 공유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할 예정이다. 법령에서 영업자에게 부과하고 있는 정기 교육 의무가 과도한지도 살피고,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교육을 유예할 수 있게 하는 등 관련 법령을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최근에 대둔산으로 등산을 다녀왔다. 사무실을 벗어나 탁 트인 자연을 마주하고 나니 스트레스가 한결 해소된 듯하다. 산을 내려오며 법제처의 법제 개선 업무도 등산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험난한 산을 오르는 과정은 국민의 의견을 들어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법령 소관 부처를 설득하는 어려움과도 같다. 등산을 꾸준히 하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듯이, 법제 개선으로 작게는 국민의 불편과 어려움이 해소되고 크게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는 등산의 매력에 대해 ‘일상의 피로를 풀어주는 소확행(小確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법제처의 법제 개선 업무가 국민의 소확행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완규 법제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