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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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신차에 재제조 배터리 사용한다

정부, 탈거 전 성능 평가제 도입
배터리 전 주기 이력 정보 관리
중고품 사용 확대로 가격 낮춰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의 재사용 및 재제조 활성화를 위해 탈거 전 배터리 성능 평가를 도입한다. 소비자가 전기차를 폐차 또는 판매할 때 배터리값을 추가로 받거나 재제조 배터리를 구매해 가격을 낮출 길이 열리게 됐다.

정부는 10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도·인프라 구축방안’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용후 배터리는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 탈거돼 사용 종료된 배터리를, 재제조는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의 부속품을 교체·수리해 전기차 배터리로 재조립한 것을 각각 이른다. 재사용은 사용후 배터리의 부속품을 교체·수리해 ESS 등 기타 용도로 재조립하는 것이고, 재활용은 사용후 배터리를 파·분쇄해 리튬 등 유가금속을 추출하는 개념이다.

이번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 및 공급망 안정화 지원에 관한 법률안’ 입법을 추진한다. 정부는 법에 따라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 시스템과 재생원료 인증제를 만들어 제도·시스템 부문을 정비하기로 했다. 배터리 제조부터 전기차 운행, 폐차, 사용후 배터리 순환이용까지 전주기 이력 정보를 관리하고 민간과 공유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배터리 공급망 관리·거래 활성화·안전관리 등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거래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할 방침이다.

재생원료 인증제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제도를 마련해 우리 수출 기업의 해외인증 부담을 덜고,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안정화하려고 마련됐다. 이 제도는 재활용 기업이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생산한 코발트 등 유가금속을 재생원료로 인증하는 ‘생산인증’과 배터리 제조의 공급망 단계를 추적해 신품 배터리 내 재생원료 비율을 인증하는 ‘사용인증’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또 2027년부터 전기차 배터리 탈거 전 성능평가를 도입해 사용후 배터리의 등급을 분류하고, 재제조·재사용을 할 수 있는 사용후 배터리의 산업적 활용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신차에도 재제조 배터리가 사용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설계 중”이라며 “신품 배터리와 재제조 배터리 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는 정도의 인증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