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與당권주자들, PK연설회서도 '문자·사천' 논란…원색적 설전

원희룡 "총선 고의패배 이끈것 아닌지" vs 한동훈 "다중인격 구태정치 청산해야"
나경원 "추태·줄세우기·구태 절정", 윤상현 "총선 패인 규명안한 게 논란 본질"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를 계기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 및 총선 비례대표 '사천'(私薦) 의혹을 두고 장외 공방을 벌였다.

특히 한동훈 후보와 원희룡 후보는 서로를 향해 "말이 안 되는 변명", "다중 인격" 등의 거친 표현을 쓰며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대표 후보들이 10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한동훈, 원희룡, 윤상현, 나경원 당 대표 후보. 연합뉴스

원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에 대해 "없는 것도 만들어야 할 정도로 승리가 절박한 상황에서 혹시 총선을 고의로 패배로 이끌려고 한 것이 아닌지까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총선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김 여사의 사과 취지 문자를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인 한 후보가 무시한 데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원 후보는 사적 소통 방식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만약 같은 테이블에서 대면해 이야기하면 이것도 당무 개입이고 사적 채널이냐"며 "말이 안 되는 변명은 그만하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원희룡 대표 후보가 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한 후보 측의 비례대표 '밀실' 공천 의혹을 제기했던 원 후보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보도가 됐기에 그것으로 갈음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도 기자들과 만나 "다중인격 같은 구태 정치는 청산돼야 한다"고 맞받았다.

그는 원 후보를 향해 "제 가족이 공천에 개입했다고 말한 뒤 계속 도망만 다니고 있다"며 "이렇게 오물을 끼얹고 도망가는 방식, 이것이 자랑스러운 정치냐"고 비꼬았다.

이어 "허위사실 유포는 심각한 범죄"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후보가 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정견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이처럼 원희룡·한동훈, 두 후보가 문자 무시 논란과 사천 의혹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자 각각 '줄세우기'와 '패인 미규명'을 분란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나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나올 수 있는 추태는 다 나온 것 같다"며 "줄 세우기가 이렇게 극에 달한 전당대회는 처음 봤다. 구태 정치와 손잡은 분들을 빨리 손절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당이 90일이 넘도록 공개적으로 총선 패인을 규명하지 않은 것이 논란의 본질"이라며 조속한 총선 백서 발간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원희룡(앞줄 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나경원 당 대표 후보가 1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부산, 울산, 경남 합동연설회에서 나란히 앉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주자들은 앞선 연설회 정견 발표에서도 신경전을 벌였다.

한 후보는 원 후보를 겨냥, '선관위 때문에 매터도(흑색선전) 안 하겠다'고 한 다음에 하루 만에 신나게 매터도 한다"며 "지금 분열하는 모습을 보일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원 후보는 "당정이 갈라지면 다 죽는다"며 특히 "채상병 특검, 함께 뭉쳐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통령실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후 특검 검토' 입장과는 달리, 여당의 독자적인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한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나 후보는 "대통령 눈치만 보는 사람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느냐"며 "그리고 특검해야 한다, 국정농단이다, 이렇게 상대의 덫에 덥석 들어가는 미숙한 초보에 당을 맡기겠느냐"며 한·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최고위원 후보 정견 발표에서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한 후보의 최고위원 러닝메이트인 박정훈 후보는 "전당대회에서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문자까지 누군가 공개했다. 정말 못난 짓"이라고 성토했다.

친윤석열계 이상규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초보자에게 큰 함선을 맡겼다가 엄청난 폭풍 속에서 난파했다"고 말해 한 후보 지지자들의 비판을 샀다.

당권 주자들은 이날 PK 발전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총선 당시 '개헌저지선'을 사수한 PK에 대한 감사 인사도 앞다퉈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