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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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염태영 “택배노동자 사망 진상 밝혀야” 국토장관 “깊이 공감”

“쿠팡CLS의 ‘클렌징 제도’ 계약조항
생활물류법 형해화하는 악랄한 조건
문제 발견 시 사업자 등록 취소해야”
박 장관 “고용부·공정위 등과 점검할 것”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염태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0일 쿠팡 측 업무를 수행하다 과로로 숨진 택배노동자 정슬기씨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박상우 국토부 장관에게 당부하고, 쿠팡의 배송전문 자회사인 쿠팡CLS의 사업자 등록 허가 당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점이 발견될 경우 “즉각 사업자 등록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염 의원은 이날 국회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전세 사기 사태,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무수히 많은 생명이 목숨을 잃는데도 불구하고 우리 관료 사회에서 책임을 지지 않거나,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만들지 않아서 (비극이) 반복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며 정씨 사망 사건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염태영 의원(가운데)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상우 국토부 장관에게 쿠팡 측 업무를 수행하다 과로로 숨진 택배노동자 정슬기씨 사연을 소개하며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 염태영 의원실

염 의원은 쿠팡CLS의 이른바 ‘클렌징 제도’(상시 구역 회수 제도)를 두고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취지를 완전히 형해화하는 악랄한 계약 조건”이라고 질타했다.

 

클렌징 제도는 원청에 해당하는 쿠팡CLS가 택배 배송 구역을 계약 상대방인 영업점으로부터 회수해 갈 수 있다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쿠팡CLS 입장에선 하청 업체 격인 영업점으로부터 배송 구역을 회수하는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택배노동자의 일감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 염 의원 지적이다.

 

이와 관련 염 의원은 “생활물류법이 ‘6년 계약 갱신 청구권’, ‘엄격한 계약해지 요건’을 명시하고 있는 취지는 택배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쿠팡CLS의 클렌징 제도는 구역을 회수할 수 있게 하는 여러 불합리한 조건을 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택배노동자는 상시적으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강도 높은 노동과 과로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염 의원은 이어 “쿠팡CLS는 법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생활물류법의 취지와 작동을 완전히 무력화하고 있다”며 “국토부가 쿠팡CLS의 잘못된 행태를 철저히 관리 감독하지 않으면 이런 과로사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새벽 배송이나 야간 배송을 통해 노동 강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가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은 문제”라며 “새벽 배송이나 야간 배송이 늘어나면서 택배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는 일이 늘 수 있는 만큼 추가적인 사회적 합의를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지적에 깊이 공감하고, 일상생활이 누군가에 희생을 강요해서 그 토대 위에서 성립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고용노동부 또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함께 협업해서 점검해보겠다”고 대답했다.

 

숨진 정씨는 쿠팡CLS로부터 위탁받은 배송 업무를 해오다 지난달 28일 경기 남양주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유명을 달리했다. 사인은 전형적인 과로사 증상으로 꼽히는 심실세동과 심근경색 의증이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는 “정씨가 평소 오후 8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하루 약 10시간30분을 근무했다”고 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