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국 등 다른 나라가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을 멕시코를 통해서 무관세로 우회 수출하는 것을 차단하고 나섰고, 독일 역시 2029년까지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에서 중국 기업 부품을 모두 빼기로 했다. 미국과 독일이 동시에 중국에 대해 경제적 대응을 하는 모양새다.
▲미국은 멕시코 통해 우회수출하는 中철강에 관세
조 바이든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포고문을 통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 소재와 제품이 멕시코나 캐나다, 미국에서 제강되지 않은 경우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해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제강(melt and pour)은 쇳물로 철강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번 조치는 제3국에서 만든 철강 소재를 멕시코에서 추가로 가공해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미국은 앞서 2018년 국가 안보를 해친다고 판단되는 품목의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해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조치로 알루미늄의 경우 제련(smelt and cast) 작업이 중국, 러시아, 이란, 벨라루스에서 이뤄진 경우 10%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2023년에 멕시코에서 수입한 철강은 약 380만t이며 이 가운데 약 13%인 48만t이 제3국산이다.
중국을 겨냥한 조치이지만, 한국도 일부 철강 제품을 멕시코를 통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는 멕시코에서 자동차 강판 등을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독일은 2029년까지 5G망 中부품 전부 퇴출
독일 정부는 2029년까지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에서 중국 기업 부품을 모두 빼기로 했다고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정부와 도이체텔레콤·보다폰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데이터가 집중되는 핵심 네트워크는 2026년까지, 나머지 접속·전송 네트워크는 2029년까지 중국산 부품을 제거하기로 했다.
양측은 조만간 서면으로 합의를 마무리할 예정이며 어길 경우 이동통신사업자에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SZ는 전했다.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를 겪은 뒤 기반시설의 특정 국가 의존을 경계해왔다. 지난해 7월에는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 아닌 디리스킹(위험 경감)을 지향하며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내용의 대중국 전략을 수립했다.
서방은 화웨이와 ZTE(중싱통신) 등 중국 업체들이 5G 기기에 네트워크 침투를 위한 '백도어'를 심어두고 정부 지령에 따라 데이터를 빼간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뉴질랜드·호주 등이 화웨이와 ZTE를 5G 사업에서 배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