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절반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차기 민주당 대표 연임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1일 나왔다. 국민 10명 중 ‘반대’가 5명이고 찬성은 3명꼴이다. 다만, 민주당 지지자들만 놓고 봤을 때는 답변이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리엔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재명 전 대표의 연임을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1%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35%이며 ‘잘 모름’은 14%다.
연령별로는 18~29세 응답자의 27%가 찬성을 45%가 반대를 밝혔다. ‘모름·무응답’은 28%다. 30~39세에서는 35%가 찬성을 51%가 반대를 답했고 ‘모름·무응답’은 15%다. 40~49세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46%와 39%로 나타났고 ‘모름·무응답’은 15%다. 50~59세에서는 특히 찬성과 반대가 모두 45%로 동일해 주목됐다. 60~69세에서 찬성과 반대 답변은 각각 29%와 65%다. 70세 이상 응답자의 22%는 찬성을 65%는 반대를 답했다.
지역별로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57%와 30%로 나타난 광주·전라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반대가 찬성보다 높게 조사됐다.
서울(찬성 33%·반대 52%)을 비롯해 ▲인천·경기(찬성 35%, 반대 52%) ▲대전·세종·충청(찬성 35%, 반대 50%) ▲대구·경북(찬성 26%, 반대 59%) ▲부산·울산·경남(찬성 28%, 반대 59%) ▲강원·제주(찬성 31%, 반대 52%)에서는 반대 비율이 더 높다.
지지 정당별로는 민주당 지지자의 68%가 이 전 대표의 연임에 찬성했고 22%는 반대했다. ‘모름·무응답’은 10%다. 국민의힘 지지자의 84%는 반대라고 답했다. 찬성과 ‘모름·무응답’은 8%로 똑같았다. 민주당과 노선을 같이하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자 65%가 이 전 대표의 연임에 찬성했고 반대는 24%다.
이념 성향으로는 진보층의 58%가 찬성을 31%가 반대를 택했고, 보수층에서는 17%가 찬성을 74%가 반대를 답했다. 중도층에서는 이 전 대표 연임 찬성과 반대가 각각 33%와 52%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18.5%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1인 독주 체제’라는 부정적인 시선에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본다”며 “어느 쪽에서 현상과 사물을 보느냐의 차이”라고 반박하면서도, 정당 내부의 다양성 필요를 들어 부정적인 시선에도 다소 일리는 있다는 취지로 반응했다.
그러면서도 이 전 대표는 “국민들이나 당원이 선택하는 유용한 도구가 많으면 좋겠다는 것이지, 유력한 도구가 앞서 있다고 해서 그걸 제거하고 비슷한 크기의 도구를 많이 만드는 게 맞다고만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많은 경쟁자가 당권을 다투면 좋겠지만 특정 인물이 앞선다고 해서 해당 인물을 제거해야 한다는 식의 맹목적인 비난은 도리어 건강한 전당대회를 이끌 수 없다는 이 전 대표 생각으로 읽혔다.
이를 강조하듯 “독주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도 아니고 의도적으로 제도를 고친 것도 아니다”라며 “국민과 당원들께서 선택하고 지지해주시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언제나 그 도구로서의 역할을 더 충직하게 할 수 있게 노력하는 게 제 몫”이라고 이 전 대표는 말했다. 기자회견 질의응답에서는 위아래가 뒤집힌 태극기 배지 지적도 나왔는데, 재빨리 배지를 고쳐 달며 이 전 대표는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고 웃어넘겼다.
차기 당 대표를 놓고 이 전 대표와 같은 당 김두관 전 의원,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가 다툰다. 김 전 의원은 지난 9일 세종특별자치시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1인 독주를 막지 못하면 민주당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번 출마는 눈에 뻔히 보이는 민주당의 붕괴를 온몸으로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의미를 밝혔고, 김 대표는 10일 여의도 민주당사 기자회견에서 “미래를 고민하지 않는 정당에는 미래가 없다”며 “미래 세대를 대표해 당 대표에 출마한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