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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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홍 나가”…홍명보, 울산과 불편한 동거 끝낸다

프로축구 울산 HD를 시즌 중 떠나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며 ‘뒤통수 논란’에 휩싸인 홍명보 감독이 불편한 동거를 마치고 작별한다.

 

지난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자신을 비판하는 걸개가 내걸린 서포터스석 옆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계에 따르면 홍 감독은 11일 오전 회복 훈련을 마치고 선수와 코치진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홍 감독은 13일 FC서울과 홈 경기까지 울산 지휘봉을 잡으려 했지만, 전날 광주FC전에서 팬들의 반발이 심해 팀을 떠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홈에서 열린 광주전에서 팬들은 “홍명보 나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대한축구협회와 홍 감독을 규탄했다.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경기장에 ‘피노키홍’이라는 걸개로 홍 감독을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했다. 대표팀 감독으로 하마평에 오르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울산 팬들을 안심시켰던 홍 감독은 일주일 사이에 말을 뒤바꾸고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서울전은 홍 감독을 보좌했던 이경수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을 전망이다. 울산은 전날 치른 광주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졌다. 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울산이 올 시즌 안방에서 패한 건 처음이다. 울산은 포항(승점 41), 김천(승점 40)에 이어 리그 3위(승점 39)로 추락했다. 4위 강원FC(승점 37)와의 승점 차도 2점이다.

 

지난 10일 프로축구 하나은행 K리그1 2024 울산 HD와 광주FC의 경기가 열리는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내정된 울산 홍명보 감독을 비판하는 ''피노키홍'' 걸개와 박주호 해설위원을 응원하는 걸개가 각각 붙어 있다. 연합뉴스

홍 감독은 지난 7일 대표팀 차기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이사는 8일 브리핑을 열고 홍 감독 선임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그간 고사 의사를 밝혀 온 홍 감독은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가, 광주전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홍 감독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도전한다. 내 안의 무언가가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광주전에서 홈 팬의 비판을 의식한 감독은 끝날 때까지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팬들과 인사할 때도 야유를 들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