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TV토론회에서 원희룡 후보가 4·10 총선 사천 의혹을 제기하며 대상자로 지목한 이시우 전 국무총리실 서기관이 “단연코 한동훈 후보의 처를 알지 못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전 서기관은 12일 페이스북에 ‘원희룡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어제 TV토론회에서 어떤 객관적 근거도 없이 제가 ‘한동훈 후보의 처’를 통해 사천을 받았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며 “(한 후보 처와는)연락처도 일면식도 없다. 당의 공천 면접과 심사에 최선을 다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전날 원 후보가 지난 5월 CBS의 보도를 근거로 “이모 전 서기관, 강모 변호사, 또 현재 비례 의원들도 계신다. 이분들이 (총선 비례대표 후보로) 들어간 기준과 절차에 대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며 사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이 전 서기관은 당초 비례 17번으로 공천됐다가 골프 접대 의혹으로 사퇴한 바 있다. 원 후보가 언급한 강모 변호사는 당초 13번으로 공천됐다가 추후 21번으로 조정된 강세원 변호사로 해석된다.
이 전 서기관은 이에 대해 “대학 선배가 부른 사적 자리에서 골프비는 선배가, 식사비는 제가 냈던 ‘딱 한 번의 실수’가 문제되어 강등됐으나 그 후 업무 성과로 서기관으로 복권되고 표창도 받았다”며 “지난 총선에서 각종 공격으로 비례가 취소되었으나, 억울한 마음을 추스르고 오로지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깨끗이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5년 입당 후 10년간 청년대변인, 여의도연구원, 대선과 총선캠프를 두루 거쳤고, 원 후보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찬성할 때 저는 당에 남아 이 악물고 투쟁하며 수백회의 연설, 방송, 사회를 도맡아 했다. 지난 대선캠프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1년여간 무급으로 헌신했고,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국민인터뷰 사회를 맡았으며, 총리실 서기관으로 국정철학 전파에 최선을 다했다”며 “30대 여성은 이 이상의 어떤 경력이 있어야 비례대표 후보가 될 수 있는지요”라고 되물었다.
이 전 서기관은 “원 후보는 사법연수원 시절 사람을 폭행하고 파출소에 연행된 후 ‘사법연수생을 우습게 보느냐’며 기물까지 파손해 기소유예를 받았다”며 “지금 눈높이로는 구속될 만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원 후보 본인의 과오는 청년 시절 한 때의 추억이고, 저의 실수는 두 번이나 책임졌는데 또 다시 문제 삼아야 하는 것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 전 서기관은 “어제 원 후보님의 허위 주장으로 인해, 저는 당 기여도도 없는데 한동훈 처가 사천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혔다”며 “정계은퇴를 요구하지는 않겠다. 일개 힘 없는 보좌관에 불과하지만 사과는 해 주시라. 저도 더 참기 힘들다”고 했다.
앞서 원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사적으로 공천을 논의한 사람이 “가장 가까운 가족과 인척”이라고 주장했다. 한 후보는 이와 관련해 “제 가장 가까운 가족, 처를 말한다”며 “제 처가 (공천에) 관여한 게 어느 부분이냐”고 여러 차례 따져 묻다가 결국 “말씀하신 두 명(이 전 서기관, 강모 변호사)과 제 처가 일면식이 있다면 정계 은퇴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원 후보가 사천 의혹의 근거로 제시한 CBS 보도를 보면, 비례 공천을 받은 강 변호사가 한 후보 부인 진은정 변호사과 같은 김앤장 출신이어서 친윤석열계에서는 진 변호사가 김 변호사를 추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전 서기관이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 원 후보 측은 “원 후보는 이시우씨가 ‘한동훈 후보의 처’의 추천으로 비례대표 후보가 되었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