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장마철 폭우로 안타까운 인명 피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으로 동아리 엠티(MT)를 왔다가 실종된 의대생이 숨진 채 발견되는가 하면 산사태로 무너진 집 안에서 한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밭에 나왔던 주민은 불어난 물살에 농로로 빨려 들어가 목숨을 잃기도 했다.
12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1분쯤 익산천 창평교 인근에서 A(22)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실종된 지 약 55시간 만이다.
도내 한 의과대학에 다니는 A씨는 지난 10일 오전 4시쯤 익산시 금마면의 한 펜션에 머무르다가 담배를 사러 밖으로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당시 호우 특보가 발효된 이 일대에는 시간당 60∼80㎜의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지인들은 A씨가 눈에 안보이자 같은 날 오전 11시쯤 112에 신고했다.
지난 10일에는 충청권과 전라권에 기습 폭우가 쏟아져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충남 논산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엘레베이터가 물에 잠겨 50대 남성 1명이 사망했다. 오피스텔의 지하 1층까지 물이 들어차면서 지하 2층에 있던 엘레베이터가 침수됐다. 충남 서천군에서는 산사태로 무너진 주택에서 사망한 남성이 발견됐다. 충남 금산에서도 산사태로 1명이 숨졌다.
충북 옥천군 삼청리에서도 이날 오전 5시쯤 둑길에서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추락해 전복됐다. 대구에서는 밭에 나왔던 60대 남성이 불어난 물살에 농로로 빨려 들어가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폭우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장마전선이 주말쯤 다시 북상해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돼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행안부는 이날 오전 2시 30분부로 중대본 대응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호위 위기경보 수준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관계기관에서는 가용할 수 있는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인명구조 및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집중호우 피해가 큰 지역에 대해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적극적인 지원 대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이같이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다음 주부터 추가적인 집중호우가 예견되는 만큼, 사전 대비 태세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