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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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軍 정보국장 “푸틴 암살 시도 몇 차례… 다 실패”

근거나 우크라 개입 여부 등은 안 밝혀
“러시아 국민들, 푸틴 사망하면 1953년
스탈린 죽었을 때만큼 큰 혼란 느낄 것”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는 주장이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에서 나와 눈길을 끈다. 하지만 그런 시도에 우크라이나 당국이 직접 개입했는지, 증거가 있는지 등은 전혀 알려지지 않아 신뢰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장. 게티이미지 제공

13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키릴로 부다노프 국장은 자국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암살 시도가 몇 차례(several) 있었다”며 “하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역 장성인 부다노프 국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직후인 2022년 5월에도 “러시아 반정부 세력이 푸틴 축출을 위한 쿠데타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고 푸틴 대통령은 여전히 건재하다.

 

이번에도 부다노프 국장은 푸틴 대통령 암살 시도를 보여주는 물증이 있는지, 우크라이나 당국이 거기에 개입했는지 등에 관해선 함구했다. 그의 언행이 러시아를 자극하고 크레믈궁 내부에 불안감을 조성하기 위한 일종의 심리전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안전하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정권이 가하는 위협은 명백하다”고 밝혔다.

 

부다노프 국장은 최근 5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대해 “러시아 엘리트들이 모두 푸틴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푸틴이 벌써 20년 이상 나라를 이끌고 있는 만큼 러시아인들은 그가 사라지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진단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71세로 ‘고령 리스크’가 불거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81세)보다 열 살이나 어리다. 하지만 일각에선 꾸준히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이오시프 스탈린(1879∼1953)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 게티이미지 제공

이 점을 의식한 듯 부다노프 국장은 “만약 푸틴이 사망한다면 러시아 국민들 반응은 1953년 당시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죽었을 때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탈린은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고 소련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강대국으로 키웠다. 부다노프 국장은 “스탈린이 죽었을 때 소련인 다수는 ‘내가 알던 세계가 무너졌다’ ‘우린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등 감정을 느끼며 혼란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