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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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수 작가, 단군조선 건국 이후 역사적 공백기 다룬 역사소설 ‘아사달’ 출간

“환족(桓族)의 생활과 역사, 과학과 종교 사상 및 철학 다룬 대서사”

우리 국민은 모두 단군조선이 기원전 2333년에 건국되었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이후 역사는 기원전 194년 번조선 위만 정권으로 바로 연결되고 그 사이 약 2140년 동안은 아무런 역사적 사실이 없이 텅 비어 있다. 그 기간에는 신화적 이야기도 없고 역사적인 사실도 없이 말 그대로 텅 비어 있다. 단군조선 건국 이전에 환인과 환웅, 곰과 호랑이, 쑥과 마늘 등의 신화만 있을 뿐이다. 

김유수 작가는 ”단군조선을 건국을 신화(神話)라고 한다면 그 이전의 텅 빈 역사적 공백 시대에 건국 이후 이어지는 신화적 이야기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 기간에는 신화적 이야기도 없고 역사적인 사실도 없이 말 그대로 텅 비어 있다”며 “ ‘아사달‘은 그 공백의 시기 우리 조상 환족(桓族) 들의 생활과 역사, 과학과 종교 사상 및 철학 사상을 다룬 대서사(大敍事)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 기간에는 단군조선의 역사가 도대체 없었다는 말인가? 텅 빈 역사적 공백 시대에 건국 이후 이어지는 신화적 이야기라도 있어야 하지 않는가?”  김유수 작가가 가상의 역사소설 ‘아사달’을 을 쓰게 된 동기다. 

 

그 공백의 시대를 고민하던 저자는 위서로 취급받는 《환단고기》에서 그 시대를 메워주는 단군들을 만났다. 단군은 한 명이 아니라 47명이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단군조선은 하나의 나라가 아니고 진한, 번한, 마한의 3개국 연합국으로 되어 있었다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환단고기》는 위서다.

 

고민하던 그는 정통 역사학자인 단국대 윤내현 교수가 《환단고기》와 《단기고사》《규원사화》에서 47명의 단군 이름을 자신의 저서 《고조선 연구(상)》에 인용한 사실을 발견했다. 저자는 이것을 강단 사학계와 재야 사학계의 작은 연결 고리로 보았다.

 

단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에서 단군조선이 신한, 불한, 말한의 3개국으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언급한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사실을 두 번째 연결 고리로 보았다.

 

단재 신채호는 1931년도에 <조선일보>에 《조선상고사》를 연재하여 당시 독자들로부터 절대적인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약 90년 전 우리 국민은 단군조선이 세 개의 나라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뜻한다. 이것을 세 번째 연결 고리로 보았다.

 

저자는 강단 사학계와 《환단고기》의 세 가지 연결 고리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우리 환족의 최상고대 역사를 공부하여 나반부터 단군조선까지의 선사 시대를 부여와 고구려의 역사 시대로 연결하여 정리했다.

제1부 ‘환족(桓族)의 조상들’은 기원전 3만 년 경 환족 최초의 조상들 이야기를 담았고 제2부 ‘환한 땅, 환국(桓國)’은 환인 7명이 환족을 이끌던 시기이며, 제3부 ‘밝은 땅, 배달국(倍達國)’은 단군신화에서 환인의 아들로 등장하는 환웅 18명이 환족을 다스린 이야기다.

 

제4부 ‘아침의 땅, 아사달(朝鮮)’은 우리 역사에 공백으로 텅 비어 있는 단군조선 시대 47명 단군들이 이웃한 하, 상, 주나라 등과 각축하며 환족을 이끌어 온 이야기가 펼쳐진다. 비록 소설이긴 하지만 그 공백 시대의 궁금증에 대한 갈증을 풀어준다. 이어서 정통 역사에 등장하는 부여, 고구려 등 제5부 ‘열국(列國) 시대’로 이어진다.

 

저자는 ‘아사달’에서 환족의 역사적 이야기뿐만 아니라 고대 환족의 천체 관측을 통한 과학적 사고, 하늘신을 모시는 종교 상, 환인의 음양 이론을 살펴보고, 환웅의 기화수토 우주 창조론과 우사 방아(태호 복희)의 목화수토 생명 탄생론 및 자부 선인의 일월수화목금토 칠회제신력으로 민간에 널리 퍼진 음양오행 이론 등도 비교적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

 

저자가 책 말미의 <부록3> ‘오늘날까지 전해져온 상고 시대 환족의 풍습’에서 《아사달》에서 언급한 환족의 여러 풍습들 중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술잔 돌리기, 강강수월래, 고시내, 여러 속담들, 댕기머리, 3년상, 부루단지 등을 언급하고 있다. 또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등짐 한 짐, 볏단 한 단, 한 줌의 흙 등 부피나 무게를 뜻하는 표현들이 과거에는 면적을 나타내는 단위였음도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한 살로 계산하는 연령법은 북부여의 1세 단군 해모수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저자는 “우리나라 최상고대를 배경으로 한 가상의 역사소설이다. 소설의 관점에서 봐주기를 바라지만, ‘오늘날까지 전해져온 상고 시대 환족의 풍습’과 더불어 공백 시대의 아사달(단군조선) 역사, 그 이전의 환웅, 환인, 환족의 조상들 이야기가 유물, 유적 등에 의해 실증적 역사로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