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에서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후반 출생)를 향한 구애에 나선다. Z세대를 관통하는 핵심 가치인 ‘개방성’에 초점을 맞춘 ‘올림픽 마케팅’으로 보다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정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올림픽 마케팅을 총괄한 삼성전자 모바일(MX)사업부 마케팅팀 그룹장 박정미 상무는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삼성전자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파트너로서 파리에서 펼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기획 의도를 소개했다.
박 상무는 이번 파리 올림픽과 삼성전자의 철학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리 올림픽의 슬로건 ‘완전히 개방된 대회’(Games Wide Open)는 갤럭시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개방성(Openness)과 조화를 이룬다”며 “삼성전자 역시 올림픽 캠페인 메시지를 ‘열린 마음은 언제나 승리한다’(Open always wins)로 정하고 개방성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파리 올림픽이 Z세대에게 자사 브랜드 철학을 제대로 전달할 최적의 기회로 봤다. 파리 올림픽 메시지와 갤럭시 핵심 가치의 공통점인 개방성은 곧 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해서다. 박 상무는 “Z세대는 역사상 가장 열린 마음을 가진 세대라는 평가를 받는다”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올림픽에서 Z세대를 유혹할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우선 Z세대의 관심이 큰 종목에 전폭적인 지원을 쏟아부었다. 삼성전자는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이는 브레이킹과 지난 2020 도쿄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된 서핑, 스케이트보드를 후원하고 있다. 각 종목이 가진 독창적인 문화와 올림픽 종목이 되기까지의 여정, 개방성에 대한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 다큐멘터리 영상 3부작 시리즈도 제작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팀 삼성 갤럭시’ 선수단에서도 해당 종목 선수들이 중용됐다. 역대 갤럭시 선수단은 전통적인 인기 종목에서 많은 선수를 선발했다면, 이번 선수단은 세 종목 선수의 비율이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번 올림픽 참가 선수 대다수가 Z세대인 점에 착안한 마케팅도 준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올림픽 참가 선수 1만7000여명 전원에게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 플립6’의 올림픽 에디션 제품을 제공한다. 플립 시리즈는 갤럭시 라인업 중 젊은 세대의 호응이 가장 큰 제품이다.
톡톡 튀는 Z세대의 특성을 브랜드 홍보로 잇는 ‘빅토리 셀피’도 기획했다. 당초 올림픽 시상식엔 개인 소지품 반입이 금지되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사상 처음으로 선수단에 제공된 플립6 올림픽 에디션 소지를 허용했다. 시상대에서 메달을 목에 건 Z세대 선수들이 플립6를 이용해 스스로를 촬영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다.
박 상무는 “선수들은 플립6 올림픽 에디션으로 갤럭시 AI가 제공하는 ‘인스턴트 슬로모’ 기능을 사용해 운동 자세를 분석하고, ‘실시간 통역’으로 다른 국가의 선수나 자원봉사자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플렉스캠’이 새롭게 지원하는 AI 기반의 ‘자동 줌’을 통해 사진을 촬영하고 전 세계 팬들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갤럭시=아재폰’ 오명을 벗고 애플의 아이폰에 집중된 1020 세대의 관심을 돌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생중계에 갤럭시 S24 울트라를 활용해 기술력을 뽐내는 마케팅도 준비했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은 사상 최초로 주경기장이 아닌 야외 센강에서 개최되는데, 개막식 배 80여척엔 S24 울트라 200대 이상이 배치돼 선수들의 모습을 생중계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2024 파리 올림픽·패럴림픽 삼성 체험관’을 열고 방문객 누구나 갤럭시 인공지능(AI) 프로그램과 올림픽을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체험관은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장 누벨과 협업해 개방성을 주제로 디자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