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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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골 깊은 與 전당대회…조정훈 “네 후보 모두 사과 말씀해야”

조정훈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 MBC 라디오서 “의자 던지는 일은 없어야”
나경원·원희룡·한동훈·윤상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사진 왼쪽부터)들이 지난 15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후보 진영 간 감정의 골이 깊은 것으로 비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분위기 타파를 위해서라도 네 후보의 사과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취지 주장을 조정훈 의원이 16일 펼쳤다.

 

국민의힘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조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늘도 아마 방송토론회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네 후보 온도를 좀 낮추고 모두 사과의 말씀 한마디씩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4명 모두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조 의원은 ‘어제 벌어진 일에 대한 것인가’라는 확인차 질문에도 “그렇다”고 잘라 답했다.

 

앞서 지난 15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세 번째 정견발표자인 한동훈 후보가 단상에 오른 후, 후보 지지자들의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당원들만 입장할 수 있는 청중석 한쪽에서 ‘배신자’라거나 ‘꺼져라’ 등 야유가 쏟아지자 한 후보 지지자들이 이에 대응했고, 경호원들이 제지에 나섰지만 의자를 집어 던지려는 다른 지지자의 모습도 목격됐다.

 

처음에는 ‘그냥 두시라’고 했다가 상황이 심각해지자 연단 앞으로 나아간 한 후보는 “우리 정치가 보일 모습은 이런 게 아니다”라며 말했고, 자신에게 배신자라 소리쳐도 좋지만 폭행은 없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그는 “제가 연설할 때, 일부 원 후보 지지자들이 저를 향해 '배신자'라고 구호를 크게 외치며 연설을 방해했다”며 “의자를 들어 던지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저는 이견을 존중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도, “오늘처럼 동료시민을 위험하게 하는 행동은 절대 안 된다”고 썼다. 이어 “우리는 함께 가는 사람들”이라며 “저는 함께 이기려 정치하는 것이고,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오늘 연설을 방해하신 그분들과도 함께 가고 함께 이기겠다”고 두 팔을 벌렸다.

 

윤상현·한동훈·원희룡·나경원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사진 왼쪽부터)들이 지난 15일 오후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디오에서 “의자 던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조 의원은 ‘어제의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국회 선진화법이 있었으면 다 구속”이라고 답했다. 계속해서 “보수 정당이 주먹 써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아닌데 왜 이렇게까지 와버렸을까”라며 “전당대회를 갈등의 대결장으로 만든 건 의자 던진 분들의 책임도 있지만 이렇게 분위기를 몰아간 우리 정치지도자들의 탓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4·10 국회의원 총선거 참패 원인과 책임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열다 보니 엇박자가 났고, 패배 여파에 따른 당원들의 감정이 정돈되지 않은 가운데 후보들 간의 날카로운 대립이 불씨를 지폈다는 조 의원의 분석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