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에 묻혀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안팎의 사퇴 압박이 잠잠해졌지만 당내에선 대선 패배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를 과녁 중앙에 놓아야 할 때”라고 발언했던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했다.
민주당 소식통 10여명을 취재한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인지력에 대한 논쟁이 잠시 멈췄으며 누구도 이 민감한 주제를 총격 이후에 논의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최근 며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해온 한 민주당 후원자는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면서도 “며칠 뒤나 다음 주에 다시 논의되지 않으리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CNN은 이날 민주당 소식통들을 인용해 당내 여론조사 전문가인 스탠리 그린버그가 바이든 대통령의 첫 대선 TV 토론 이후 2주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질 것이라는 메모를 백악관 핵심관계자들에 보냈으며 바이든 대통령과 참모진에 사퇴하도록 설득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이후 더 침울해진 민주당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한 민주당 중진은 “우리 모두 트럼프의 두 번째 대통령직이 불가피하다고 체념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지난 13일 후원자들과의 모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면서 ‘과녁 중앙’(bullseye)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이 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발언을 할 때에는 트럼프의 의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그 단어를 사용한 것은 실수였지만, 그가 한 일에 초점을 맞춰 보라. 그가 토론 도중 한 거짓말에 집중하라”고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날을 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총격이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나도 모르고 당신도 모른다”고 답했다.
15일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럭 운수노조 팀스터스 대표 숀 오브라이언이 연설하는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던 단체들도 속속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기우는 모습이 감지된다. 이날 발표된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의 여론조사(9∼11일)에 따르면 NYT가 꼽은 8개 주요 경합주 중 버지니아만 빼고 모든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다. 이 조사는 피격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진행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