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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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뉴진스 내세워 홍보하려던 한국관광공사, 상품은 일본 제품?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가 된 걸그룹 뉴진스를 활용해 한국을 홍보하고 있는 한국관광공사가 한국 홍보 행사 상품으로 일본 작가와 작업한 제품을 제공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월 21일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에서 진행된 ‘코리아 온 스테이지’의 홍보 포스터. 뉴진스 멤버 다니엘이 한복을 입고 있다. 

16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11일 한국관광공사 공식 영문 홈페이지에서 ‘“진짜 한국의 당일치기 여행” 댓글 행사(“Real Korean daily Travel” Comment Event)’를 진행 중이다.

 

행사기간은 11일부터 9월 10일까지.

참가는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작한 홍보 영상을 보고 ‘한국의 당일치기 여행’과 관련된 댓글을 남기면 된다.

 

우승자는 9월 20일에 발표된다.

상품으로 한국관광공사는 50달러 아마존 E기프트 카드(40명)와 뉴진스의 굿즈(20명)를 제공할 예정이었다.

 

여기서 문제가 된 것은 뉴진스 굿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택한 사은품은 ‘뉴진스 드로우스트링 백(NewJeans Drawstring Bag)’.

 

이는 뉴진스가 지난달 일본에 발표한 데뷔 앨범의 가방 버전으로, 가방은 일본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와 함께 협업했다.

 

앨범 자체로만 보면 한국노래(K팝)가 아닌 일본노래(J팝)를 부른 앨범(세계일보 7월4일자 [단독] K팝 국가대표 ‘뉴진스’, J팝 가수로 불러야 하나)이기 때문에 한국을 홍보하는 대표기관인 한국관광공사가 일본 앨범을 한국 홍보 행사 상품으로 주게 된다.

 

한국관광공사가 뉴진스를 활용해 진행하려고 했던 ‘“진짜 한국의 당일치기 여행” 댓글 행사(“Real Korean daily Travel” Comment Event)’ 내용. 상품으로 뉴진스 일본 데뷔 앨범을 주기로 해 논란이 발생했다. 해당 앨범은 K팝이 아닌 J팝이며, 일본 작가와 협업한 가방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한국 홍보 행사 상품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 캡처.

가방도 문제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우익 논란이 있는 작가이지만, 그 논란을 떠나서라도 일본 작가가 뉴진스와 협업한 제품을 한국 홍보 상품으로 주기 때문이다.

 

더욱이 뉴진스가 그동안 한국 작가와 협업한 제품이 없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뉴진스는 한복을 자주 입어 화제가 됐으며, 그들이 입었던 한복디자이너 이규옥의 한복 등을 상품으로 내놓으면 된다.

 

한국 홍보 행사 상품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자 해당 행사 접속을 차단한 모습. 한국관공공사 홈페이지 캡처.

그럼에도 한국관광공사는 무턱대고 ‘뉴진스의 글로벌 인기에 편승하듯’ 뉴진스의 제품을 한국 홍보 상품으로 제공하려고 했다.

 

이에 신중하게 행사를 진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고정민 교수는 “깊은 고민 없이 행사를 진행한 것 같다”며 “한국을 홍보하고 알리는 행사에 한국적인 색체가 드러나는 상품을 활용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라카미 다케시가 해외에 많이 알려진 작가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한국 대신 일본으로 오해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세계일보는 이날 오후 한국관광공사의 입장을 물었으나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만 전했으며, 이후 논란을 의식한 듯 얼마 뒤 아무런 공지 없이 해당 행사 접근을 차단했다.

 

이에 다시 연락을 취해 입장을 물으니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돼 관련 부서에 문의했으며, 부서에서 해당 행사에 대해 (접근을) 내린(차단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