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힘든 나뭇잎 지뢰를 매설하고 있어 군 당국이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
1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최근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에서 지난 4월부터 수만 발의 지뢰를 매설하고 있다.
북한은 DMZ 경계 강화를 위한 불모지화 작업과 방벽 건설, 지뢰 매설을 진행하고 있다. 북한 군인·주민의 월남 차단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마 전선이 북상하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대응 방식의 변화를 거론하면서 지뢰매설 작업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폭우에 지뢰가 유실되거나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지뢰를 떠내려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주 장마로 북한 지뢰가 유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유실 방지를 위한 안전 조치 없이 지뢰를 매설하는 모습이 군 당국에 포착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은 사방공사 등 유실 방지 조치 없이 허술하고 마구잡이로 (매설을) 한다”며 “그래서 의도적이든 자연 유실이든 하천을 따라 지뢰가 내려올 가능성이 예년에 비해 높다”고 우려했다.
합참 관계자는 “남북 공유하천 집중호우 시 의도적 기습 방류와 지뢰 살포 및 유실에 대비해 작전 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서 유실 또는 의도적인 도발에 의해 내려올 수 있는 지뢰는 나무 상자 속에 폭발물이 있는 목함지뢰가 대표적이다.
옛소련이 1930년대 개발한 목함지뢰는 6·25 전쟁 당시부터 북한군도 사용했다. 목재로 구성되어 있어 부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홍수나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임진강 등으로 떠내려오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10년 7월 임진강 유역에서 낚시를 하다 귀가하던 낚시꾼 두 명이 호우에 유실된 북한군 목함지뢰를 갖고 오다가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지난 2015년 8월 4일엔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에서도 부사관 2명이 통문 앞에서 목함 지뢰로 인해 중상을 입었다.
나뭇잎처럼 생긴 나뭇잎 지뢰도 위협적이다. 군은 북한이 이 지뢰를 살포하는 동향을 포착됐다.
나뭇잎지뢰는 폭약량이 40여g이다. 미군 M16 대인지뢰(20여g)와 북한 목함지뢰(70여g) 중간 정도의 폭발력을 지닌다.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고 크기가 작은데다 나뭇잎 모양을 하고 있어 수풀이 우거진 곳에선 식별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