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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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체코 원전 30조원 수주 쾌거… 사상 최대 규모, UAE 이후 15년만

한국수력원자력이 총사업비 최소 30조원으로 추산되는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UAE(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자 원전 수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17일 체코 정부는 각료회의 결과 1200㎿ 이하 신규 원전 4기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수원을 필두로 한 한국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수원 컨소시엄에는 한전기술,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이 참여한다. 막판까지 경쟁했던 프랑스 전력공사(EDF)를 제치고 대역전극에 성공한 것이다. 

체코 두코바니 원자력발전단지 전경. CEZ Group 제공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수원은 체코 발주사인 EDUⅡ와 내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앞두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2029년 착공 예정으로 준비 절차에 돌입해 원전의 실제 가동은 2036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체코 정부는 현재 두코바니와 테믈린에 운영 중인 원전 6기를 최대 10기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당초 경쟁사였던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탈락하고 한국과 프랑스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체코 정부는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2033년까지 석탄발전을 중단하고 원전과 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2009년 바라카 원전 4기 수주 이후 원전 기자재 등을 수출한 적은 있지만 원전 노형부터 건설, 시운전까지 원전 패키지 전체를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한국형 원자로 수출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한수원은 이번 입찰에 차세대 한국형 원자로의 출력을 조정한 APR1000을 제안했다. 수주전의 결과를 가른 것은 건설 단가다. 1기당 9조원 안팎인 한국 원전과 비교하면 프랑스의 EPR1200은 1기당 건설비가 15조~16조원으로 추산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은 이번 체코 원전 수주를 바탕으로 신규 원전을 검토 중인 스웨덴, 네덜란드, 핀란드 등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 수주를 희망하는 등 수주전에 힘을 보탰다.


조병욱·이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