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전 피겨 국가대표 선수 아사다 마오가 과거 라이벌이었던 김연아 전 피겨 국가대표 선수와 경쟁 구도로 인해 괴로웠다는 심경을 밝혔다.
17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아사다 마오와 2006년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아라카와 시즈카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인터뷰는 파리 2024 올림픽을 앞두고 출전 선수들에게 격려 메시지를 전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아라카와는 요미우리에 “아사다가 나에게 즐기는 법을 가르쳐주었다”고 회상했지만 아사다 마오의 기억은 달랐다. 아사다는 “나는 즐기지 못했다. 18살 때, 밴쿠버 올림픽 시즌에 처음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그는 여자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세 차례의 트리플 악셀을 뛰며 개인 신기록(205.50)을 달성했다. 개인적인 성과에 고무됐지만, 뒤이어 출전한 김연아가 세계 기록인 228.56을 얻어 우승하면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당시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전부 했는데 아쉽다”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아사다는 “밴쿠버 올림픽부터 고통스러웠다”면서 “항상 1위가 되고 싶었고 은퇴하고 나서야 ‘스케이트가 좋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후 출전한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도 쇼트프로그램에서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첫 점프부터 넘어지는 등 실수를 연발하며 55.51점이라는 낮은 점수를 받고 6위에 머물렀다. 그는 김연아 선수가 떠난 뒤인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야 1위를 할 수 있었다.
아사다는 해당 인터뷰에서 자신의 꿈이 사실 체조선수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사다는 “어렸을 때 체조하고 있었고 선수 코스를 밟고 있었는데 엄마가 ‘안돼. 체조는 힘드니 피겨 스케이팅해’라고 해서 체조선수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파리올림픽에 도전하는 일본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는 “긴장되겠지만 전 세계에서 보내는 응원을 원동력 삼아 열심히 해달라. 응원하고 있겠다”고 전했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성장한 동갑내기로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피겨 선수였다. 긴 시간 국제무대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며 ‘오랜 라이벌’ 관계로 불렸다.
김연아가 은퇴한 후에도 아사다는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놓지 않았지만, 2016년 일본선수권에서 12위까지 떨어지자 은퇴를 결심했다. 아사다는 지난 2017년 은퇴식 때 김연아에 대해 “훌륭한 선수였고, 서로 경쟁하며 성장하는 데 큰 자극이 됐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