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트와이스가 된 것 같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기자가 최근 인기있는 K팝 댄스 수업을 체험한 뒤 남긴 소감이다. 1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제시카 머레이 기자는 ‘영국에서 K팝 댄스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영국 중부도시 버밍엄에서 K팝 댄스 수업을 받았다고 전했다.
머레이 기자는 “비가 오는 목요일(11일) 저녁인데도 K팝 댄스 수업 스튜디오에는 12명 정도의 여성이 있었다”면서 “댄스 경험과 실력은 달랐지만, 모두 K팝 팬이라는 점에서 하나가 됐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날 9인조 걸그룹 트와이스의 노래 ‘Go Hard’ 안무를 배웠다. 큰 스튜디오 거울 앞에 서서 워밍업을 하고, 몸을 굴리거나 엉덩이를 흔드는 동작을 함께 했다. 강사가 “풀 스피드로 시도해 봅시다”라고 하자, 노래와 안무는 몇 단계 더 올라가고 스텝은 빠르게 움직인다. 경험이 없는 댄서라면 따라가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춤에 몰두하고 최대한 비트를 타는 재미가 있다.
수업을 진행한 K팝 댄스 강사 왕싱시(25)는 “차이나타운의 작은 방에서 시작했지만, 몇 년 사이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서 나만의 스튜디오를 열수 있었다”면서 “일주일에 최대 10개 수업을 진행하는데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 각 수업의 최대 인원을 정해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10대때부터 집에서 K팝 댄스 루틴을 스스로 익혀왔다면서 “매끈하고 동기화된 안무는 K팝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K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K팝 댄스 수업도 급증하는 추세로 알려졌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서 수십 개 K팝 댄스 스튜디오가 있다. 왕싱시가 운영하는 ‘시 댄스 스튜디오’에는 약 10명의 파트타임 강사가 일하고 있다. 특히 이곳에선 BTS와 블랙핑크 안무를 배우는 수업이 빠르게 매진된다. 수업은 원본 비디오를 미러링하고 느린 속도로 재생하며 안무를 익히는 방식이다. 왕은 “자신이 우상화하는 스타와 정확히 같은 스텝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은 마치 그 그룹에 속한 것처럼 느끼게 한다”면서 “블랙핑크 노래를 가르칠때는 ‘좋아요, 당신은 블랙핑크이고, 무대에 있고, 공연할 테니, 자신을 믿으세요’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최근 몇 년 동안 영국에서 K팝 아티스트의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븐틴은 지난달 글래스턴베리에서 공연하는 최초의 K팝 그룹이 됐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헤드라이너(대표 출연자)로 나선 최초의 K팝 그룹이었고, 블랙핑크는 BST 하이드 파크에서 헤드라이너로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