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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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배 아픔… "아빠 우리도 로또 사요" [수민이가 응원해요]

#1. 40대 직장인 이모 씨는 18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로또를 구입했다. 평소 ‘특별한 꿈’을 꿀 때마다 한 장(5000원)씩 샀는데, 오늘은 3만원어치를 샀다. 평소 보다 로또를 많이 구매한 이유가 뭘까. 이씨는 “지난주 로또를 안샀는데 63명이나 1등에 당첨돼 너무 화가 났다”며 “나도 ‘대박’ 기회가 생길 수 있으니 평소보다 많이 샀다”고 말했다.

 

#2. 20대 대학생 송모 씨는 난생 처음 로또를 샀다. 지난주 1등 당첨자가 대거 나왔다는 뉴스를 보고서다. 송씨는 “주변에 로또 당첨자가 없고 구입 비용도 만만치않아 별 관심이 없었는데 무더기 1등 당첨자가 나온 걸 보니까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로또 추첨볼. 뉴시스

지난주 로또 1등 당첨자가 대거 나오면서 ‘대박의 꿈’을 좇는 이들이 늘어났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A로또명당은 이번 주 들어 로또 판매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A로또 관계자는 “지난주 1등 당첨자가 무더기로 나와서 그런지 전주보다 매출이 20% 이상 올랐다”며 “주말이 다가오면서 (로또) 판매가 더욱 것 같다”고 전했다.

 

경기 용인의 B복권명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곳은 1등, 2등 당첨자가 많이 나와 평소에도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는데 최근 들어서는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B복권 관계자는 “최근 로또가 전 국민적인 관심사가 된 것 같다”며 “당첨자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1등 당첨자가 많이 나온 것은 확률상 가능하다. 당첨 번호가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번호 조합”이라고 전했다.

 

서울의 한 복권판매점. 뉴스1

복권업계 호황은 경기 침체와 비례한다.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대박’에 대한 기대감에 복권을 사는 이들이 늘기 때문이다. 

 

동행복권에 따르면 복권 판매액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6조7507억원을 기록했다. 5년 전인 2018년(4조3848억원)과 비교하면 54% 증가했다. 

 

연도별 복권 판매액을 보면 2019년 4조7933억원, 2020년 5조4152억원, 2021년 5조9753억원, 2022년 6조4291억원, 2023년 6조7507억원 등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판매 예상액은 7조3000여 억원으로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의 삶이 팍팍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복권 가운데서도 로또 인기가 가장 높다. 

 

로또 추첨기. 뉴스1

무엇보다 손쉽게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빠른 시일 내에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이유다. 

 

50대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 20년 간 매주 로또를 샀는데 당첨금이 가장 큰 액수는 5000원이었다”며 “이마저도 손으로 꼽는다”고 토로했다. 결국 김씨는 ‘당첨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로또) 당첨번호 예측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한다. 로또 예측 서비스는 일정 기간 로또 당첨 예상 번호를 조합해 제공하고 돈을 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하지만 예측서비스로 인한 피해도 늘고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는 지적도 많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접수된 로또 당첨번호 예측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1917건으로 지난 2022년부터 연간 600건 이상 접수됐다.

 

피해유형별로는 ▲계약해지 시 이용료 환급 거부 및 위약금 과다 부과(1168건) ▲미당첨 시 환급 약정 미준수 등 계약불이행(529건) ▲청약철회 시 환급 거부(139건) 등의 순이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