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연일 비가 쏟아지면서 전국이 물에 잠겼다. 특히 경기북부를 중심으로 중부권에 이틀째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학교가 문을 닫고 하천이 범람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30∼70㎜ 규모의 폭우가 내렸다. 판문점과 파주 등 경기 북부 지역은 이 기간 누적 강수량이 600㎜에 달했다.
무섭게 쏟아진 비로 중부지방은 도심 곳곳이 침수됐다. 이날 0시부터 오전 10시까지 162㎜의 비가 내린 충남 당진에선 당진천이 범람하면서 인근 학교 2곳의 운동장과 건물이 침수돼 학생·교직원 1500여명이 조기 귀가했다. 경기 오산시도 오전 9시20분을 기해 오산천 인근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
서울 전역에도 오전 7시20분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 것으로,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앞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비가 내린다. 호우경보는 오후 4시 해제됐지만 팔당댐 방류로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서울 시내 주요 도로의 교통이 통제됐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경기와 서울에서 통제된 도로·지하차도는 총 16개다. 경원선 의정부역∼연천역 등 3개 구간의 철도 운행도 중단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대피한 인원은 오후 5시 기준 전국 11개 시도, 56개 시군구에서 825세대 1157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378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 286명, 경남 186명, 충남 137명, 경북 94명 순이었다.
중부지방을 휩쓴 장마전선(정체전선)은 남부지방으로 이동해 19일 오전까지 집중호우가 내리겠다. 18∼19일 전라권의 예상 강수량은 최대 120㎜ 이상인데, 대부분 19일 오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장마철 중·후반기에 집중호우가 내리는 경향이 컸지만, 올해에는 장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19일부터 강한 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19일∼7월16일 평년보다 100㎜ 더 많은 비가 내렸다. 하루 동안 최대 1시간 강수량이 90㎜ 이상 100㎜ 미만인 사례도 6번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