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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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격노’ 당일 대통령 경호처, 이종섭 통화 전 국가안보실장과 통화

이종섭 前 장관 연락 전 수십초 통화
李, ‘채 상병 수사록’ 이첩 보류 지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VIP 격노’가 있던 것으로 알려진 날 대통령 경호처 명의 전화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뿐 아니라 당시 주진우 대통령실 비서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도 통화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남정탁 기자

18일 세계일보가 확보한 대통령실 경호처 유선번호(02-800-7070)의 지난해 7월28일부터 같은 해 9월2일까지 통신기록에는 이런 내용이 담겼다. 이 번호는 7월31일 오전 11시9분 조 전 실장과 약 32초 동안 통화하고 오전 11시43분엔 주 전 비서관과 약 44초간 통화했다. 현재 조 전 실장은 국가정보원장, 주 비서관은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다.

 

이어 오전 11시54분 해당 번호로 이 전 장관에게 전화가 걸렸고 168초간 통화가 이뤄졌다. 이 전 장관의 통화 사실은 이보다 앞서 밝혀진 바 있다. 다만 이 번호로 전화를 건 사람은 누구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전 장관은 해당 통화 직후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 전화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게 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통화를 통해 채 상병 사망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고 오후로 예정돼 있던 언론 브리핑을 취소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날 오전까지도 직무 배제 상태이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돌연 직무에 복귀해 전산으로 휴가를 신청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연합뉴스

7월31일은 윤석열 대통령이 임 전 사단장이 사망사건 관련 혐의자에 포함됐다는 보고를 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면 누가 대한민국에서 사단장을 하겠느냐”며 격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날이다. 이날 오전엔 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가 열렸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