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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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묵 초대전 ‘목인천강(木印千江)-꽃피다’

그림 속에 움직이는 시간을 담다
보이지 않은 것까지 상상 꾀하는 ‘확장성’
두나무 아트큐브에서 8월 14일까지 전시

‘내가 자연의 품에서 태어났듯, 자연은 나의 그림을 통해 또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작가노트 중).

 

달은 하나지만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모양이 수도 없이 다르게 보인다. 그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관람객의 심상에 따라 저마다 달리 느꼈으면 좋겠어요.”

 

‘목인천강(木印千江)’이라는 작품명으로 활동하는 작가 장태묵의 뜻이다. 

 

물에 꽃잎이 내려앉은 모습, 수면에 거꾸로 비친 나무 등 그의 작품들은 보는이들이 작품 너머 보이지 않는 풍경까지도 상상 할 수 있도록 꾀하는 ‘확장성’을 지니고 있다.

 

그의 실제 그림을 보면, 빛에 의해서 또는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색감과 형상들이 움직이는 것만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 이는 자연이 쉼 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그림 또한 자연과 결코 구분되지 않도록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도에 의한 것이다.

‘목인천강(木印千江)-꽃피다 1’ (32x32cm, 2024)

작가는 투명한 물을 표현하기 위해 횐색 물감 쓰기를 최소화했다. 색이 느껴지지 않도록 아주 옅은 물감에 물을 많이 섞어 겹쳐 찰하기를 반복했다. 놀랍게도 그의 작품 속 풍경은 실제 풍경이 아니다. 자신만의 압축방법으로 마음속에 투영시킨 풍경들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아름다운 풍경을 다 가지려는 마음에 열심히 사진을 찍어왔는데, 어느날 집에 돌아와 그날 보았던 풍경을 떠올려보니 가슴에 남아있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로는 촬영 대신 그냥 멍하니 바라보며 온전히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을 누렸다. 이렇게 얻게 된 작가 내면의 풍경 모습인 것이다.

 

나뭇잎을 흩날리는 바람, 투명한 공기속의 꽃향기, 수면을 일렁이며 반짝이던 햇빛 등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임을 멈추지 않던, 보이지 않는 풍경들이다.

 

작가 장태묵의 초대전이 ‘목인천강(木印千江)-꽃피다’라는 주제를 내걸고, 19일부터 8월14일까지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 안 두나무 아트큐브에서 열린다. 작가가 온몸으로 느꼈을 풍경들이 40여 점의 작품에 담긴 채 관객을 맞는다. 

‘목인천강(木印千江)-꽃피다 2’ (32x32cm, 2024)

홍익대학교 서양화과와 같은 대학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장태묵은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2011년 프랑스 밀레미술관에서 동양인 처음으로 특별 초대전을 가졌다.

 

밀레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KBS미디어센터, 제비울미술관, 르네상스호텔, LG그룹, 세르비아대사관, KBS대구방송총국, 프랑스대사관, 네팔영사관, 대전검찰청, 튀니지대사관, 외교통상부, SK그룹, BNK부산은행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