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를 찾고, 지하철 카드를 충전하고, 점심을 먹고, 현금을 찾아야 한다면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우체국과 지하철역, 식당 등을 각각 방문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모든 것을 가까운 편의점에서 해결할 수 있다.
한국 편의점은 전 세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 수보다도 많아 찾으러 멀리 갈 필요도 없다.
미국 CNN 방송은 18일(현지시간) 서울발 기사에서 이처럼 세계적으로 성장한 한국의 편의점 산업을 조명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편의점 수는 5만5천200개를 넘어섰다.
인구 950명당 1개꼴로 편의점 매장이 있는 셈으로, 전 세계에 있는 맥도날드 매장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고 CNN은 전했다.
편의점 대국으로 불렸던 일본을 제치고 1인당 매장 수에서도 최고를 차지했다.
CNN은 미국에서는 편의점이 주로 주유소 옆에 붙어있거나 번화가에 있고 거주지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국의 사정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는 편의점이 골목 구석구석 자리하고 있고, 때로는 경쟁사의 매장이 같은 거리에 몰려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CNN은 한국 편의점의 차별점으로는 '원스톱 가게'라는 점을 꼽았다.
고객들은 전화기를 충전하고 공과금을 내며 온라인 주문을 할 수도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전기 스쿠터를 충전하거나 환전하고 국제우편도 보낼 수 있다.
음식 판매대에는 즉석 된장국부터 컵라면, 김밥 등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고 매장 내에 마련된 좌석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도 있다.
CNN은 한국에서 편의점이 이처럼 성장한 이유로 1인 가구 증가와 인구의 도시 밀집 현상 등을 꼽았다.
대가족과 달리 1인 가구는 편의점이나 온라인을 통한 간편한 주문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도 이런 추세에 일조해 한국의 편의점 매출은 전통적인 슈퍼마켓이나 백화점도 넘어서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CNN은 편의점이 소셜미디어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한류 현상도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인플루언서들이 편의점 음식을 리뷰한 영상 등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크리에이터 '지니 맹'은 자신이 사는 시드니만 해도 많은 가게가 오후 3시에 문을 닫는다며 "서구식 매장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서 바로 조리해 먹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CNN은 한국 편의점 회사들이 이제는 국내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로도 진출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GS25와 CU, 이마트24 등 한국의 3대 편의점 브랜드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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