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근무하던 고등학교에서 수능 모의평가 시험지를 외부로 빼돌린 기간제 교사에게 재판부가 벌금형을 선고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2단독(부장판사 지현경)은 고등교육법 및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교사 A씨(40대)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부산 모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며 6월과 9월 수능 모의평가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그는 2022년 6월9일과 8월31일에 학교 교무실에 보관해 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9월 모의평가 시험지’를 몰래 꺼내 한 과목의 문제들을 사진 촬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자신이 운영하던 입시 관련 채팅방 회원인 학원 강사 B씨에게 전송했다.
A씨는 2022년 10월부터 11월까지 해당 채팅방 회원의 고등학생 자녀 C군을 불법 컨설팅하기도 했다. 그는 카카오톡 채팅과 전화 등을 통해 C군의 생활기록부 세부 특기 사항에 관해 상담하는 대가로 월 5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2019년 3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부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했다. 현행 고등교육법상 학교에 소속된 교원이 과외교습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해당 범행이 드러나며 A씨는 재직하던 고등학교에서 해고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던 중 교사 신분을 숨긴 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수능 모의평가 시험문제를 유출하고 과외교습을 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유출한 시험문제는 모의평가 시험 당일 문제풀이용으로만 제공했던 점과 과외교습 기간도 한 달 내로 길지 않으며 교습비를 반환한 점, 사건 이후 재직하던 학교에서 해고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