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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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툭하면 대기령 어기고 근무지 이탈…기강해이 도 넘은 코레일 기관사들

상반기 복무감사 직원 12명 징계

돌발상황 대비한 대기 규정 불구
사업소 승인 없이 무단으로 외출
복귀 시간 어기거나 조기 퇴근도
“공직윤리의식 미흡… 특단 조치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소속 기관사들이 시설물 파손, 안전사고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열차 운행 후 비상대기해야 하는 규정을 어기고 근무지를 무단 이탈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이 21일 코레일로부터 받은 올해 1∼6월 복무관리 소홀 관련 징계 처분 현황 보고에 따르면 기관사와 내근직 등 12명이 징계(견책 2명, 경고 10명) 처분을 받았다. 부서장 2명도 직원들의 근태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통보받았다.

 

한 시민이 서울 중구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스1

감사 결과 KTX 기장인 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수색에서 대전으로 가는 열차를 운행한 뒤 규정에 따라 비상 대기하지 않고 승무 사업소의 승인도 없이 근무지를 무단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해 10월 다른 기관사도 같은 방식으로 근무지를 벗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근무 규정에 따르면 기관사는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거나 임시 열차 운행, 운전사고 복구 등에 대비하기 위해 열차를 운행한 후 정해진 장소에 일정 시간 동안 대기해야 한다. 코레일은 근무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해 직원들이 출퇴근 및 휴식 시간을 철저히 준수하고, 무단으로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외출하지 않도록 강조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의 기강 해이가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승무 근무표상 정해진 복귀 시간을 어기거나 조기 퇴근하다 적발된 기관사들도 있었다. 승무 업무를 지도하고 계속 내근해야 할 팀장급 직원이 근무지를 무단 이탈하는 사례도 적발됐다. 코레일 감사위는 해당 직원들의 조기 퇴근 및 지연 출근 행위가 내규상 ‘상습적인 경우’에 해당돼 징계 처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코레일은 이들 외에도 성실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난 직원 2명에 대해 징계위를 열 예정이다.

 

코레일 직원들의 근태·복무관리 소홀 문제가 지속되는 것과 관련, 박 의원은 “대한민국 대표 공기업에서 근무하면 그에 맞는 공직윤리 의식이 있어야 한다”며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무 기강 확립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