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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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끊임없이 정치적인 공격 가해져”…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사임

“일부 정치 진영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문제의 원인을

이민자 탓으로 돌리려는 게 과연 누구에게 이득일지 의문”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난민 문제의 인도주의적 해결을 촉구해온 배우 정우성씨가 지난 3일 친선대사직을 사임했다.

 

연합뉴스

 

2014년 5월 유엔난민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 명예사절로 임명된 지 10년 만이고, 이듬해부터 친선대사직을 수행한 지 9년만에 내린 결정이라고 한겨레21이 21일 전했다.

 

정씨는 지난 15일 이 매체에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부와 저의 이미지가 너무 달라붙어 굳어지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됐다”며 “기구와 나에게 끊임없이 정치적인 공격이 가해져 ‘정우성이 정치적인 이유로 이 일을 하고 있다’거나 하는 다른 의미들을 얹으려 하기에 나와 기구 모두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 됐다”고 친선대사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정우성이라는 배우가 해마다 세계 곳곳의 난민 캠프를 다니며 난민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에 막연했던 난민에 대한 인식이나 이해가 뚜렷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난민 문제는 우리가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들여다봐야 할 문제다. 난민 문제는 결국 분쟁과 폭력, 전쟁이 원인이다. 난민을 통해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얼마나 인간의 삶을 황폐하지 만드는지를 볼 수 있고 나아가 평화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회를 보면, 제주 4·3사건, 세월호 등 여러 사회적 참사의 원인과 피해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한 적이 없다. 그래서 우리 시민들이 타인의 고통에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난민을 불안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며 “지역사회에 있는 소외 계층 사람들에게 난민이 반가운 손님이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정치 진영에서 경제적 불평등과 같은 문제의 원인을 난민과 이민자 탓으로 돌리는 것이 과연 누구에게 이득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